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케데헌)'의 OST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오르며 전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K팝 아이돌과 한국 전통 문화를 결합한 독창적인 설정과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아왔으며, 이번 성과로 OST까지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빌보드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16일자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의 ‘골든’은 지난주 2위에서 1계단 상승해 장기간 1위를 지킨 미국 팝스타 알렉스 워런의 ‘오디너리’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13년 만에 K팝 곡으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세계 양대 팝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
‘골든’은 발매 직후 81위로 진입해 23위, 6위, 4위, 2위를 거쳐 7주 만에 정상에 올랐다. K팝 곡이 ‘핫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2년 만이며, K팝 여성 가수가 부른 곡으로는 이번이 최초다. 이전 최고 기록은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협업곡 ‘아파트’가 세운 3위였다.
헌트릭스의 루미 가창을 맡은 이재(EJAE)는 ‘골든’의 작사·작곡에도 참여했다. 그는 SNS를 통해 “말문이 막힐 정도로 감격스럽다. 지지와 사랑을 보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보컬진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 출신이며, 이재와 래퍼 겸 싱어송라이터 레이 아미(REI AMI)는 서울 출신, 오드리 누나는 미국 뉴저지 출신이다.
차트 집계에 따르면 ‘골든’은 8월 1~7일 기준 미국에서 공식 스트리밍 3,170만 회, 라디오 청취자 노출 840만 회, 판매량 7,000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에는 ‘골든 챌린지’라 불리는 고음 포인트 커버 열풍이 큰 역할을 했다. 아이브 안유진, 에이핑크 정은지, 엔믹스 릴리, 마마무 솔라 등 걸그룹 멤버뿐 아니라 권진아, 다비치 이해리, 에일리 등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잇따라 커버에 참여했고, 어반자카파 권순일은 남성임에도 고음을 소화해 화제가 됐다.
이번 기록은 K팝이 전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OST 제작에는 더블랙레이블의 테디, 24 등 K팝 대표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안무가 리정이 헌트릭스와 라이벌 그룹 사자보이스의 퍼포먼스를 구성했다. 애니메이션 스토리는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스가 악령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리며, 한국 전통 무속과 저승사자 모티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한편, 사자보이스의 ‘유어 아이돌’ 역시 이번 주 ‘핫100’에서 8위를 기록해 OST 두 곡이 동시에 톱10에 진입했다. 애니메이션 OST가 ‘핫100’ 1위를 차지한 것은 디즈니 ‘엔칸토’의 ‘위 돈트 토크 어바웃 브루노’ 이후 3년 만이며, 세 명 이상 여성 그룹의 1위는 2001년 데스티니스 차일드 이후 2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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