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슈마허(Robin Schumacher)
로빈 슈마허(Robin Schumacher)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인 로빈 슈마허의 기고글인 ‘ChatGPT는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ChatGPT says it’s a fact that God exists)를 11일(현지시각) 게재했다.

기독교 변증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마허는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책을 냈고 미국 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필자는 이 이야기가 나만큼 흥미롭게 느껴질지 궁금하다. 한 똑똑한 무신론자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주요 논증 중 하나를 놓고 ChatGPT와 대화를 나눈 끝에, ChatGPT가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문제의 무신론자는 ‘코스믹 스케프틱(Cosmic Skeptic)’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알렉스 오코너(Alex O'Connor)로, 팟캐스트 Within Reason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그는 무신론자와 신자 모두와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눈다. 정확히 말하면, 알렉스는 ‘불가지론적 무신론자(agnostic atheist)’인데, 이는 무신론과 불가지론을 모두 포함하는 입장이다. 불가지론적 무신론자는 초자연적 신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 존재가 원리적으로 알 수 없거나 현재 사실상 알려져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알렉스는 이제 어떤 쪽으로 기울고 있을까? 그는 이번 영상에서 ‘우연성(의존성) 논증(argument from contingency)’을 ChatGPT에 던져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했다.

우연성 논증은 우주의 모든 존재가 필연적 존재(자기 본성으로 존재하는 존재) 또는 우연적 존재(다른 것에 의존해 존재하는 존재) 중 하나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모든 것이 우연적일 수는 없으므로, 모든 우연적 존재의 존재 이유이자 궁극적 원인이 되는 필연적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알렉스는 ChatGPT에 먼저 ‘사실’과 ‘믿음’을 구분하도록 하고, 영상에서 사용한 마이크가 왜 존재하는지 묻는 것부터 시작했다. ChatGPT의 대답은 정확했다.

“마이크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 그것을 거기에 두었거나 어떤 목적을 위해 설치했다는 이유나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모든 설명의 연쇄는 필연적인 존재로 귀결되거나, 아니면 우연적 사건들의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무신론자와 신자 모두가 지적하듯, 우연적 사건들의 무한 회귀는 마이크나 우리가 여기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ChatGPT는 이렇게 말했다.

“순수하게 우연적 원인들의 무한 회귀는 궁극적인 인과적 힘의 근원을 결여한다는 생각은 우연성의 본질에 기반한 논리적 함의입니다. 모든 우연적 존재가 다른 것에 의존해 인과적 힘을 얻는데, 필연적 근원이 없다면 결국 그 연쇄를 유지할 인과적 힘이 전혀 없게 됩니다. 이 결론은 단순히 인기 있는 철학적 관점이 아니라, 우리가 논의한 우연성과 인과에 관한 사실에서 논리적으로 도출된 것입니다.”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ChatGPT는 허구를 지어낸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검증 가능한 사실과 논리를 따라 답변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러한 ‘연쇄를 유지하는 인과적 힘’은 우주 자체이거나 창조주 하나님으로 제안되어 왔다. 알렉스는 다음으로 우주가 영원한지 질문했고, ChatGPT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현재 과학적 이해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8억 년 전에 ‘빅뱅’이라 불리는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과거에 영원히 존재한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작점을 가졌음을 의미합니다.”

이 시점에서 알렉스는 다중우주(multiverse)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쩌면 2012년 스티븐 호킹 70세 생일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알렉산더 빌렌킨 박사의 ‘우주의 상태(State of the Universe)’ 논문 때문일 수 있다. 빌렌킨은 강연을 이렇게 요약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증거는 우주가 시작을 가졌음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우주나 다중우주 모두 시작이 있다면, 원인이 있으며 영원하지 않다.

이후 알렉스와 ChatGPT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이어졌다.

알렉스: “우주 밖에 필연적 존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ChatGPT: “네. 우연성과 필연적 기초의 필요성에 대해 우리가 확립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필연적 존재가 반드시 존재하며, 시작이 있었던 우주 안에만 국한될 수 없다는 결론이 논리적으로 도출됩니다.”

알렉스: “자신의 의지로 우주를 창조한 필연적 존재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까?”

ChatGPT: “이러한 필연적이고 영원하며 의도적인 우주의 창조자를 지칭할 때 사람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이름은 ‘하나님(God)’입니다.”

알렉스: “그렇다면, ChatGPT, 우리가 이 존재에게 붙이는 가장 자연스럽고 명백한 이름이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는 건가요?”

ChatGPT: “우리가 논의한 논리적 추론과 사실적 전제에 따르면, 하나님이라 불리는 필연적 존재가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따라서 이러한 논리적 함의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존재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적으로 뒷받침됩니다.”

알렉스는 자신이 대화 주제나 의도를 미리 알리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ChatGPT는 “우리는 합의한 전제에서 논리적 함의와 사실적 추론만을 따랐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 사실적 추론의 종착점이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결론이었다.

물론 ChatGPT가 성경 속 하나님을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필자에게 중요한 점은 이번 대화가 창조주에 대한 믿음이 비합리적이거나 유치하거나 근거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오히려, 우연성 논증이나 다른 잘 알려진 논거들처럼,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논리적이고 건전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ChatGPT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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