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나이지리아 카두나주에서 기독교인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무장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풀라니 유목민으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이 두 차례에 걸쳐 마을을 습격해 최소 두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하거나 납치됐다. 주민들은 이러한 폭력이 일상화되며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공격은 지난 6월 7일 밤 9시경 제마(Jema'a) 지역 도곤 필리(Dogon Fili)와 안탕(Antang) 마을에서 시작됐다. 주민 산드라 무사는 도곤 필리 마을의 일리야 존(38)이 총에 맞아 숨졌으며, 인근 안탕 마을의 제임스 이샤야(39)와 엘리샤 말람(38)도 총격을 받아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통행인들 역시 무차별 공격을 받았고, 일부는 납치됐다.
이보다 앞선 6월 28일에는 카주루(Kajuru) 지역 바우다(Bauda) 마을에서 지역 지도자 오바디아 이구다가 자택에서 납치됐다. 주민 피터 스티븐은 무장 괴한들이 풀라니 유목민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쿠파나(Kufana) 구역 행정 책임자 스티븐 마이코리는 이 같은 납치 사건이 기독교인 공동체에 공포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보안 조치를 촉구했다.
공격은 바우다뿐 아니라 카주루 지역의 움그와르 사르키(Unguwar Sarki) 마을에서도 발생했다. 우곰 진보연합(Ugom Progressive Union) 의장 알하지 이샤야 온누심은 성명을 통해, 6월 초 대낮 12시경 수십 명의 무장 세력이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에 진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총성을 듣고 사방으로 도망쳤으나, 지역 주민 스티븐 알하산(57)은 도주 중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뒤 머리에 총격을 받아 즉사했다. 그는 공동체에서 존경받던 농부이자 가장이었다.
온누심 의장은 이런 공격이 거의 매주 발생하고 있으며, 농사철에도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농지에 나갔다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더 이상 평화롭게 잠들 수 없고, 시장에도 갈 수 없으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도 없다.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정부와 카두나 주정부, 국제 인권단체, 종교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의 즉각적인 개입을 호소했다.
영국 의회 초당파 국제종교자유위원회(APPG)는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부 풀라니 유목민들이 급진적 이슬람 사상을 수용해 보코하람과 ISWAP처럼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독교 지역을 점령하려는 목적과 이슬람 확장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5 세계감시리스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심각한 박해를 받는 국가 중 하나다. 보고 기간 중 전 세계 순교자 4,476명 가운데 3,100명(69%)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특히 북중부 지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이 기독교 농촌 마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이는 보코하람과 ISWAP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라쿠라와(Lakurawa)까지 포함된다.
라쿠라와는 서아프리카 말리를 근거지로 하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 JNIM과 연결돼 있으며, 첨단 무기와 급진적 이슬람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북서부 지역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지하디스트 그룹들은 남부 지역까지 공격 범위를 확장하고 있으며, 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북부 지역에서는 기독교인들을 겨냥한 습격, 성폭력, 납치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현재 오픈도어선교회 세계감시리스트 기준으로 전 세계 기독교 박해국 7위에 올라 있으며,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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