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디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NHN 링크
뮤지컬 '어쩌면 해디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NHN 링크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어워즈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뮤지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현지 시간으로 9일,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품상(Best Musical), 연출상(Best Direction of a Musical), 각본상(Best Book of a Musical), 음악상(Best Original Score), 무대디자인상(Best Scenic Design of a Musical), 남우주연상(Best Performance by a Leading Actor in a Musical) 등 총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의 토니상 작품상 수상 사례다. 지난해 '위대한 개츠비'가 의상 디자인상을 받은 바 있지만, 이는 미국에서 먼저 개막한 작품이었다. 반면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된 순수 창작 뮤지컬로, 한국에서 출발해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첫 사례다.

이 작품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공동 창작했으며,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을 느끼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초연 이후 다섯 차례의 시즌을 거치며 국내 관객과 평단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해 왔다.

개발 초기부터 영어 버전이 병행되며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작업이 진행됐고, 2016년 뉴욕에서 열린 낭독회 쇼케이스를 통해 미국 공연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유명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가 브로드웨이 진출을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막했다.

브로드웨이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관객의 입소문이 퍼지며 흥행세를 탔고 최근 4주 연속으로 주간 입장권 판매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서며 상업적 성과도 거뒀다.

토니상 수상 전에도 이 작품은 미국 현지 시상식에서 잇달아 주목받았다.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작품상 등 6관왕, 드라마리그 어워즈 2관왕, 외부 비평가 협회상 4관왕,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상 1관왕 등 다수의 상을 휩쓸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토니상에서도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오케스트레이션, 의상, 조명, 음향 부문에서는 수상이 불발됐지만, 주요 부문에서 트로피를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상 직후 박천휴 작가는 "하루 종일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 정말 놀랍고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토니상 6관왕은 단순한 수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창작 뮤지컬이 브로드웨이라는 세계 최고 무대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한국 공연 예술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실증하는 쾌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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