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1.3%)하면서 3개월 동안 이어지던 수출 플러스 기조가 꺾였다. 다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10.1%)해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9조5772억원) 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1.3%)하면서 3개월 동안 이어지던 수출 플러스 기조가 꺾였다. 다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10.1%)해 무역수지는 69억4000만 달러(9조5772억원) 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뉴시스

한국의 수출 경기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수요 둔화의 이중 타격을 받으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과 수입 모두 부진한 가운데 무역수지는 흑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중국 모두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고 있어 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은 20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2월부터 5월까지는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흑자는 수출 호조보다는 수입 급감에 따른 결과로, 실질적인 경제 회복과는 거리가 있다. 1월 수출은 49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고, 5월 수출도 572억7000만 달러로 1.3% 줄었다. 수입은 1월 510억 달러(-6.4%), 5월 503억3000만 달러(-5.3%)로 나타났다. 그 결과 5월 무역수지는 6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나, 수출 활력보다는 수입 감소에 따른 수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5월 누적 수출액은 752억 달러로, 전년 동기(2775억 달러) 대비 0.82% 줄었다. 수출 부진의 흐름은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이는 불황형 흑자의 심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미 수출은 1월 93억 달러(-9.4%)로 시작해 5월 100억 달러(-8.1%)까지 감소했다. 2월과 3월에는 관세 예고에 따른 선주문 효과로 다소 반등했지만, 4월과 5월에는 실제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며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대미 수출의 약 26%를 차지하는 자동차 분야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세 영향이 겹쳐 3월 28억 달러(-10.8%), 4월 29억 달러(-19.6%), 5월에는 18억 달러(-32%)로 급감했다.

중국으로의 수출도 부진했다. 1월 92억 달러(-13.9%)에서 시작해 5월 104억 달러(-8.4%)까지 이어진 하락세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의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 내 생산 활동이 불안정해지며 한국 기업들의 중간재 수출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문가들은 한국의 두 주요 수출국에 대한 수출 감소가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은 관세로 인해 자동차와 철강 수출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았고, 중국은 미국 수출 물량 감소로 한국산 중간재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의 징후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무역수지 흑자는 선주문 물량 덕이었지만, 이제 수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불황형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 수출 구조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집중 구조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수출 시장의 다변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수출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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