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승복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관계자가 전달하는 꽃다발을 거절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승복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관계자가 전달하는 꽃다발을 거절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월 3일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민의힘은 패배 책임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낙선한 김문수 후보는 물론, 후보 교체를 시도한 권성동 의원과 선거 기간 중 사실상 선대위를 이탈했던 한동훈 전 대표까지 당내외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당의 재정비는 상당한 진통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조치로 탄핵된 후 실시된 보궐 성격의 조기 선거였다. 이재명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지지율에서 앞서며 대세론을 굳혔고,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단계부터 이견과 혼선이 노출됐다. 김문수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전제로 후보로 추대됐지만 단일화에는 소극적이었고, 이로 인해 당내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경선 이후 김 후보 교체를 시도했으나 당원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이 같은 지도부 간의 갈등과 혼선은 선거 캠페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조건으로 김 후보 지지를 검토했지만, 해당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선대위 참여를 거부하고 독자적으로 유세를 이어갔다. 김 후보와의 합동 유세는 서울 도봉구에서 한 차례뿐이었고, 선거 전날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전부였다.

이 같은 행보는 안철수·나경원 의원의 활발한 지원 유세와 대비되며 당 안팎의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동시에 일부에서는 한 전 대표의 독자 유세가 차기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이달 말로 끝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할지 아니면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전당대회 개최 시 당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친한계를 중심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이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당 관계자는 "비대위 유지 여부를 정한 후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차기 당권 전략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어 갈등은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는 당내 전례 없는 방식으로 후보 교체를 시도했던 인물"이라며 "그가 당의 향후 방향을 주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보수 진영 인사들과 당 내부에서는 국민의힘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해체 후 재창당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선 패배로 분출된 내부 갈등과 신뢰 위기 속에서 당의 재건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문수 #국민의힘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