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에 13조 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9월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가 상향될 예정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호금융권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상호금융권의 수신 잔액은 917조 8,0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905조 410억 원)보다 12조 7,630억 원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월별로는 1월 말 906조 6,098억 원, 2월 말 910조 169억 원, 3월 말 917조 8,040억 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농협은 7조 9,353억 원 증가하며 수신 성장세를 견인했고, 신협은 2조 2,164억 원, 새마을금고는 2조 6,113억 원의 수신 잔액이 각각 늘었다.
반면 저축은행권은 1분기 동안 자금이 유출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102조 2,204억 원에서 99조 5,873억 원으로 2조 6,331억 원 감소했다.
정부는 오는 9월 1일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2001년 이후 24년 만의 개정으로, 은행과 저축은행 등 예금보험공사 보호 기관뿐 아니라, 개별 중앙회가 보호하는 상호금융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은 금융기관의 파산이나 영업정지 시 예금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안정성과 금리를 함께 고려한 예금자들의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축은행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금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8.52%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상호금융권은 금리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다. 3월 기준 신협의 1년 정기예탁금 평균 금리는 3.29%, 새마을금고는 3.31%를 기록해,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 2.98%보다 높았다.
또한 상호금융권은 고금리 특판 상품을 적극 출시하며 예금 유치에 나섰다. 새마을금고는 2025년 뱀띠해를 기념해 최고 연 12%의 '아기뱀적금'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연 9%대의 'MG꿈나무적금'을 선보였다. 신협 역시 신한카드와 협업해 최대 연 8.0% 금리를 제공하는 '플러스정기적금'을 지난 3월 출시했다.
그러나 상호금융권 역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분기 기준 상호금융권의 연체율은 4.54%로, 전년 대비 1.57%포인트 상승했다. PF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 규모도 9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다음 주 관계 부처와 함께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상호금융권의 리스크 관리와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 수신 잔액 증가는 과도하지 않다고 보지만, 예금보호 한도 상향을 앞두고 있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건전성 관리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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