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시욱 원장과 윤상하 국제거시금융실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시욱 원장(오른쪽)과 윤상하 국제거시금융실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 성장률 대비 0.5%p 낮은 2.7%로 전망하고 있다. ©뉴시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친 영향으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3.0%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닷컴버블 붕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한 시점에서 가장 저조한 경제 성장률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상호 고율 관세를 완화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전히 관세가 미치는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 경제 성장률은 장기간 2%대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KIEP 윤상하 대외연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미중 합의로 관세율이 예전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한다"며 "관세율이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내년까지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중 합의 후에도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속

지난 10일부터 11일에 걸쳐 진행된 미중 무역 협상에서 양국은 90일 동안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협정이 실제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미국이 제시한 145%의 상호 관세 수준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수치였고, 이를 전면적으로 적용한다면 미국의 유효 관세율은 34.5%로, 이는 18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합의는 과도한 관세 정책이 현실적인 수준으로 수렴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10% 기본 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무역 적자 축소와 더불어 세수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관세를 활용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목표에 따른 것이다.

관세 인하에도 세계 경제 하향 압력 지속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17.8%로, 193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윤상하 실장은 "예상보다 관세율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관세가 세계 경제 성장에 장기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세 인하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은 크게 조정되지 않았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투자 지연과 공급망 재편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실효 관세율 상승은 세계 교역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성장률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관세 기조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세계 경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에 더 큰 피해 입혔나?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에서 누가 더 큰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다. 윤상하 실장은 "미국은 다수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 정책을 펼치며 자국 내 정책 불확실성을 키웠고, 이는 소비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며 "그로 인해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이 중국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시욱 원장은 "중국은 이미 보수적인 성장률 전망을 제시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없었다"며 "중국 경제에 충격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장은 "중국에 대한 관세가 유예되는 모습을 보면 트럼프 정부가 다른 국가들과도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미국의 성장률을 다소 회복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본관세 유지, 경제에 미치는 영향

트럼프 정부가 기본관세 10%를 유지할 경우, 이는 세계 경제 및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시욱 원장은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단순히 무역수지 개선만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감세 대체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10% 기본 관세는 계속해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관세가 달러 강세를 유도해 무역 적자 개선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성장률, 내수에 달려

중국의 성장률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시욱 원장은 "중국의 성장률은 무역보다는 내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내수에서 민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관세 완화가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5% 성장률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부동산 시장 둔화가 지속적인 성장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상하 실장도 "중국의 내수 부진이 심각하며, 현재 중국 정부는 강력한 재정·금융정책을 동원해 이를 부양하고 있지만, 구조 개혁 없이는 지속적인 고성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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