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왕의 탄신일과 이를 기념하는 '세종대왕 나신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가운데, 국민 대다수가 그 날짜조차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과 스승의 날 간의 역사적 연관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비율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세종대왕 나신 날'을 맞아 국민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가기념일로 처음 지정된 '세종대왕 나신 날'을 축하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국의 성별·연령·지역을 고려해 1,077명이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6.3%가 ‘세종대왕 나신 날이 언제인지’ 또는 ‘이 날과 스승의 날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세종대왕의 탄신일이 5월 15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연령대별로 편차를 보였다. 60대 응답자 중 31.5%가 해당 날짜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반면, 10대의 경우 16.7%에 불과해 세대 간 인지도 격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문체부는 세종대왕이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성군이자, 훈민정음 창제 외에도 다방면에서 탁월한 정치적·사회적 개혁을 이룬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민적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에는 세종대왕의 다양한 업적에 대한 인지도 조사도 함께 포함됐다.
그 중 하나는 세종이 시행한 출산휴가 정책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정책은 조선 시대 여성 복지의 선도적 사례로 평가받는데, 응답자의 60.7%가 이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세종이 농업 정책의 일환으로 논과 밭에 대한 세금 제도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최초의 여론조사를 시행한 사실에 대해서도 국민 58%가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세종의 정책 인지도 역시 세대 간 편차가 두드러졌다. 50대와 60대 응답자들의 평균 인지율은 66.2%로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10대의 인지율은 36.3%에 그쳐 젊은 세대의 역사교육 및 정보 접근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지적된다.
문체부는 “세종대왕의 정치·사회·과학·문화 전반에 걸친 업적을 널리 알리고, 국민이 보다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콘텐츠와 캠페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어문화원연합회도 “국가기념일로 새롭게 지정된 세종대왕 나신 날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세종의 위대한 유산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은 '스승의 날'로도 알려져 있다. 이는 세종이 백성을 가르치기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한 정신을 기리기 위한 의미로 이날이 스승의 날로 지정되었다는 배경이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처럼 그 연결고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향후 세종대왕 관련 국가기념일과 기념행사를 통해 국민적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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