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관광산업이 성장단계에 있는 케냐, 그들의 관광상품 특징을 한 문구로 정리하면 '자연 그대로'라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김철관 회장 -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한국인터넷기자협회(회장 김철관·이하 인기협)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짐바브웨이와 잠비아에서 열리는 '제20차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총회' 취재를 위해 공동기자단을 꾸려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리고 총회를 가기 위해 대한항공 직한노선이 있는 동부아프리카 케냐를 지나게 됐고, 여러 사정상 이틀을 그곳에 머물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공동취재단은 UNWTO ST-EP재단과 한국주재 케냐 대사의 도움을 받아 케냐의 관광산업의 힘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우리는 24일 케냐 KTB(Kenya Tourism Board, 관광청) 직원들과 짧은 시간이지만 4~5군데의 관광지를 들아다녔다. 그리고 그곳에서 느낀 케냐의 관광상품에 대한 느낌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감흥을 줄 수 있는가였다. 그리고 케냐를 보면서 새만금간척사업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그리고 현재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4대강 사업 등 굵직굵직한 개발이 진행됐고 또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뒤돌아보게 했다.

#1. '고아'가 된 야생 코끼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

공동취재단은 케냐 소재 관광지들 중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나이로비 근교에 위치한 'Sheldrick Orphanage for Elephants(이하 SOE)'.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SOE는 케냐에 머무는 관광객이라면 한번쯤은 반드시 찾아가봐야 하는 곳이라는 게 KTB의 설명이다.

SOE는 밀렵 등의 이유로 부모 코끼리를 잃은 아기 코끼리를 보호하고 일정하게 성장이 되면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일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을 찾으면 직접 아기 코끼리를 만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단, 매일 11시 시간에만 공개되는 만큼 시간엄수가 필수이다.

SOE 측은 이 자리에서 생후 0~2세의 아기 코끼리들이 보호소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경위들을 설명했다. 대다수의 코끼리들은 부모가 밀렵꾼들에 의해 포획돼 '고아'가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밀렵'을 포함해 부모가 도저히 키울 수 없는 환경에 놓인 아기 코끼리들의 성장을 돕고 그대로 자연으로 보내주고 있다는 것이 SOE 측의 설명이다.

우리가 SOE를 통해서 본 코끼리들의 모습은 동물원 속에서 지속·반복된 훈련으로 '돈 구분하기', '색깔·숫자 찾아오기' 등의 묘기가 아니었다. 자연보호와 밀렵의 위험성이었고, 그 가치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낸 케냐의 모습이었다. 개발이 아닌 자연을 보호하고 그것을 그 자체를 관광 상품으로 구성한 케냐의 얼굴은 다른 여러 곳에서도 발견되고 있었다.

#2.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카렌을 만날 수 있는 시간

공동취재단은 케냐에 위치한 'Karen Blixen Museum'를 들러볼 기회를 얻기도 했다. KTB는 이곳 또한 케냐 관광객들이라면 한번쯤 들를 만한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소설가 Karen Blixen이 생전 사용했던 물건들이 그대로 보관돼 있어 그의 팬이라면 더더욱 반가운 곳일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Karen Blixen은 이곳에서의 생활(1917년~1931년)은 그의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토대가 돼 주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Karen Blixen Museum'(1985년 조성)에는 카렌이 직접 사용했던 화장대와 냉장고 등이 그대로 보관돼 있다.

Karen Blixen이 쓴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영화(메릴 스트립 주연)로 제작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는데 무엇보다도 작품을 인정받은 가장 큰 이유는 아프리카의 실상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중 "우리는 소유하는 게 아니다. 단지 스쳐갈 뿐"이라는 명대사는 많은 독자와 관객들에게 아프리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줬다. 'Karen Blixen Museum'을 들른 관광객이라면 Karen Blixen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3. 야생 사자를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기회

우리는 이어 나이로비에 위치한 'Nairobi National Park'로 이동했다. KTB 측은 "'Nairobi National Park'이 세계 유일한 도시 내 위치한 국립공원"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은 사자는 물론 얼룩말, 버팔로, 타조, 레오파드 등 여러 동물들을 야생 그대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한다. 물론, 면적 114m2를 차로 이동하면서 봐야하고 동물들은 한 곳에 머무는 게 아니라 이동한다는 점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동물은 '복불복'에 가깝다. 운이 좋으면 사자를 볼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동물을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야생의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은 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이라면 큰 감흥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또, 그곳의 풍광 또한 굉장하다. 특히, 석양이 지는 때가 아름답다.

또한 'Nairobi National Park'은 '야생동물 보호'와 '밀렵'에 대한 경종을 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관광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1989년 케냐 정부는 세계적으로 야생보호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약 12톤의 상아를 소각했는데 그 장소가 바로 이 공원에 남아있다. 그리고 아직도 당시 소각됐던 뼛조각들을 찾아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Nairobi National Park'을 관리하는 Kenya Wildelife Service(약칭 KWS) 관계자는 "밀렵에 대항해서 싸우기 위해 상아를 소각했던 것으로 그로 인해 케냐에서는 밀렵이 금지됐다"며 "당시 소각된 상아는 약 12만톤으로 6000만 실링의 가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의 임무는 야생동물을 왜 보존하고 그러기 위해 관리해야하는지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에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케냐에서는 2~3년 전부터 밀렵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그 원인을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이 자연에서 도태되거나 자연사한 코끼리로부터 나온 상아 등의 판매를 허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단 판로가 열고 시장이 형성되다보니 밀렵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아무리 죽은 동물에서 채취한다고 하지만 시장이 형성되니 밀렵을 통해 살아있는 동물들도 죽여서 판매하겠다는 의식들이 생긴 것 같다"고 우려했다.

#4. 이동하는 동물들을 위해 조성된 Footbridge

'Nairobi National Park'내에는 UNWTO ST-EP재단(이사장 도영심)이 프로젝트로 설치한 Kitengela Footbridge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의미 있는 일 중 하나일 수 있을 것 같다. UNWTO ST-EP재단은 2004년 지속가능한 관광을 통한 빈곤퇴치를 위해 설립된 기구이다.

UNWTO ST-EP재단 김신국 국장은 "Kenya Wildelife Service와의 조사를 통해 동물들의 많은 이동이 발생하는 곳에 다리를 놓은 것"이라며 "이 다리는 동물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이동통로도 사용되고 있다. 'Footbridge'라고 이름 붙인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Kitengela Footbridge'은 UNWTO ST-EP재단의 설립취지와 케냐 정부의 자연보호 정책 및 관광산업의 방향과 맞아 떨어지면서 공동으로 진행됐다는 점 또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공동취재단은 Kintegla Glass Gallery를 방문해 노동자들이 유리공예를 하는 모습을 목격할 기회를 갖기도 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노동자들이 제작한 유리공예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

"케냐 관광객 중 한국인 비율 제로에 가까워"

그러나 이 같은 케냐는 아직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낯선 나라이다. 케냐의 전체 관광객 중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0%에 가까울 만큼 말이다. 또, 탄자니아의 경우 킬리만자로로 가려는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쉽지만 케냐는 그에 비해서 상황이 녹록치 않다.

KTB의 고민 역시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KTB 관계자는 "그렇지만 대한항공 직항 노선 개설 이후 한국인 관광객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인 관광객 비율에 근접 또는 앞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케냐가 동부아프리카의 '관문'이 된 이상, 탄자니아 및 짐바브웨 등으로 가려는 관광객들을 유입하는 것 역시 케냐의 숙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케냐 주재 김찬우 한국 대사는 이날 공동취재진과 만나 "내년이 한-케냐 수교 50주년"이라며 "좋은 관계가 유지·발전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 대사는 "아프리카 '케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빈곤'을 떠올린다. 물론 못 사는 지역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케냐가 그런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케냐의 다른 모습들을 좀 봐달라"고 주문했다. 김 대사는 "'견문이 불여일견'이다. 케냐를 한번 와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김 대사는 "케냐와 한국의 공통점도 많다"면서 "한국은 IT 강국이다. 그러나 케냐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구가 4천만 중 2000만 이상이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과연 스마트폰 사용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하시는데 생각보다 IT기반이 좋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케냐 국민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케냐의 좋은 모습을 보려고 노력하면 한-케냐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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