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가 올해 열리는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공식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28일 서울 중구 인권위 청사에서 열린 제9차 전원위원회에서는 퀴어축제 불참 결정을 둘러싸고 상임위원 간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회의에서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제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도, "다수 시민이 퀴어축제를 반대하고 있으며, 반대 측에서도 부스 참여를 요청한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찬반 논란을 넘어 사회적 갈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상임위원들은 인권위의 기본 사명인 '소수자 인권 보호'가 훼손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남 위원은 "많은 사람이 반대한다고 해도 소수자의 권리는 보호돼야 한다"며 "다수 의견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면 인권위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왜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느냐"고 반박하며, 이번 결정이 소수자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권위는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올해 서울 퀴어축제 불참을 공식화했다. 인권위가 퀴어축제에 불참하는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인권위는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반대 집회를 여는 기독교 단체 양측 모두로부터 참석 요청을 받았으나, 어느 한쪽 행사에만 참여하는 것은 기관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권위는 행사 당일 양측 집회 현장에서 혐오 표현이나 폭력 등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하는지를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 침해 사례 발생 시 즉각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한편, 올해 서울 퀴어축제와 기독교계가 주최하는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는 각각 오는 6월 14일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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