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전시한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용 안테나. ⓒ뉴시스
스페이스X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전시한 위성통신서비스 '스타링크'용 안테나. ⓒ뉴시스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국내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스타링크가 법적 절차를 최종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어, 올해 안으로 한국에서도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도입을 위한 제도적 준비가 최근 모두 완료됐다. 과기정통부는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주파수 공급을 위한 주파수 분배표를 개정하고, 통신 혼신 방지를 위한 기술 기준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동 수단에서도 고속 위성통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동형지구국'을 육상, 해상, 항공 3종으로 정의했다. 특히, 사업자가 단말기 설치 허가나 신고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허가 의제 제도를 도입해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이는 스타링크와 같은 사업자가 대표로 단말기 허가를 받으면, 개별 사용자는 별도의 신고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제 남은 절차는 스타링크 코리아와 미국 스페이스X 본사가 체결한 '국경간 공급 협정'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승인과, 스타링크 단말기의 적합성 평가다. 국경간 공급 협정 승인은 스타링크 코리아가 국내에 자체 위성을 구축하지 않고 본사의 위성 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한 절차다. 과기정통부는 스타링크의 사업계획서 등을 검토해 안정적인 국내 서비스 제공 역량을 갖췄는지를 평가한 후 승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단말기 적합성 평가는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서비스용 안테나 장비가 국내 통신 규정과 기술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이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신제품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받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스타링크의 안테나는 이용자가 직접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수신받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로, 지상 기지국을 이용하는 일반 이동통신 방식과는 구조가 다르다. 쉽게 말해, 와이파이 이용을 위해 설치하는 모뎀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것이 스타링크 안테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심사를 통해 국경간 공급 협정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사업자가 얼마나 충실하게 사업계획을 준비했는지가 관건이며, 승인 시점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단말기 적합성 평가에 대해서는 "절차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스타링크 외에도 한화시스템과 협력 중인 원웹이 국경간 공급 협정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정부에 서비스 문의만 진행했을 뿐, 공식 서류 제출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철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현재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곳은 스타링크와 원웹 두 곳"이라며 "아마존은 실무적인 문의만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스타링크가 원웹보다 먼저 국내 서비스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초기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B2C) 대상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 형태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항공기 기내 인터넷 서비스나 선박용 통신, 군사용 등 특수 환경에서의 활용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는 국내 통신사인 SK텔링크, KT샛, LG유플러스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장 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에도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가 도입되면 항공기 내 통신 환경이 고속 와이파이로 개선되고, 장기 항해 선박의 선원들에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상통화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선원 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타링크의 국내 서비스 개시는 단순한 통신 인프라 확대를 넘어, 항공, 해운, 방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링크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