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칩 퓨처' ⓒ21세기북스
도서 '칩 퓨처' ⓒ21세기북스

엔비디아의 H100 GPU는 HBM2e 메모리를 활용해 초당 1TB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하며, GPT-4와 같은 초대형 인공지능(AI) 모델의 훈련과 추론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데이터 고갈 문제와 새로운 아키텍처의 등장으로 인해 AI 모델의 확장은 기존 반도체 기술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반도체 패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출간된 『칩 퓨처(CHIP FUTURE)』(21세기북스)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다국적 시각, 특히 중국, 대만, 한국의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저자인 임준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 VIVO 회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노자의 『도덕경』에서 영감을 얻어 "경계에서의 혁신"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임 교수는 "반도체는 이제 국가와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으며, 무기화된 상호 의존성으로 인해 현대 지정학의 중심에 섰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을 조망할 때 반드시 지정학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기술 혁신은 빠를 경우 완급 조절을 통해, 느릴 경우 혁신 속도를 높여 전반적인 산업 혁신 속도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조정 메커니즘은 투자, 연구개발, 사업화가 로드맵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렬되도록 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특히 그는 "불확실하고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지금이야말로 획기적인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기존 로드맵 안에서 컴퓨팅 성능을 두 배로 높이고 원가를 낮추는 혁신은 성공적으로 수행됐지만, 컴퓨팅 파워와 메모리 대역폭의 경계에서는 HBM 기술이 탄생하고, 메모리와 로직의 경계에서는 PIM 아키텍처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모델 발전 속도가 반도체 혁신 속도를 추월하면서 인지 모델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했음을 지적하며, 원자 수준의 정밀도를 추구하는 도전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DRAM 성공 신화에 안주하지 않고,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며 "다양한 전문성을 결집하고 개방형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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