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국회 탄핵 청원이 31만 명을 넘어섰다. 방첩사 개편과 사관학교 통폐합 등 무리한 국방개혁 추진에 이어 최근 방위병 복무 당시 탈영 의혹까지 제기되며 국민적 불신이 더욱 가중된 탓이다.

안 장관에 대한 불신은 최근 김영수 청렴사회를위한공익신고센터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안 장관이 1984년 방위병 복무 중 약 7개월간 무단 군무 이탈을 했다고 폭로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헌병대에 체포, 영창에 수감됨으로써 정상 복무 기간보다 8개월가량 더 복무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예비역 해군 소령 출신의 김 센터장은 병적기록부와 육군 인사명령서, 헌병대 수사 기록 등으로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형사적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작 안 장관은 자신에게 제기된 폭로와 관련 의혹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로서 명예에 치명타를 가하는 내용임에도 침묵을 유지하는 대신 국방부 대변인을 내세워 “탈영 (주장)은 허위”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의혹이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안 장관의 탈영 의혹은 지난해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때부터 제기된 사안이다. 그때도 병적 기록 제출을 거부하고 자신을 “병무 행정 착오의 피해자”라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병적 기록만 제출하면 간단히 끝날 문제를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넘어간 탓에 시간이 갈수록 같은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 거다.

이 문제는 본인이 병적기록부를 공개하면 간단히 해소될 사안이다. 그런데 공개는 하지 않고 장관 임기가 끝나면 병적 오류에 대해 정정(訂正) 청구를 하겠다는 식으로 회피하고 있으니 이해가 안 된다. 다른 부처도 아니고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병적 기록에 오류가 있는 사실을 알고도 임기 시작 전이 아닌 국민적 탄핵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장관 임기를 다 마친 후에 정정신청을 하겠다니 그 말을 누가 신빙성 있게 받아들이겠나.

국방부 장관이 군 복무 당시 탈영을 한 게 사실이라면 45만 국군을 통솔할 자격이 없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그를 국방부 장관에 임명했다면 이재명 대통령 역시 책임이 있다. 이런 무자격자에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길 수 없다는 게 국민이 내린 판단인 만큼 더 이상 시간을 끌 게 아니라 당장 병적기록부를 공개하던가, 아니면 자진 사퇴로 책임을 지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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