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데이터처에 소비자물가지수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상승률은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24.7% 급등했고,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뉴시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20% 이상 오르고 농축수산물과 개인서비스 가격도 함께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2.0%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으나, 3월 2.2%, 4월 2.6%, 5월 3.1%, 6월 3.2%로 점차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중동 지역 불안 이후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류 24.7% 급등…공업제품 물가 상승

6월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석유류였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7%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반영됐던 2022년 7월(35.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휘발유와 등유가 각각 23.1% 상승했고, 경유는 33.7% 올랐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공업제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컴퓨터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이른바 ‘칩플레이션’ 영향으로 컴퓨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2.2%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일부 내구재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달걀·쌀 등 먹거리 가격 부담 확대

먹거리 물가 역시 가계 부담을 키웠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5월(2.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농산물은 전월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6월에는 1.1% 상승으로 전환했다. 축산물은 6.2%, 수산물은 3.7% 상승하며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파가 37.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달걀은 10.3%, 쌀은 11.7%, 조기는 12.0% 상승했다. 국산 쇠고기는 7.5%, 수입 쇠고기는 6.8%, 돼지고기는 4.5% 오르며 축산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144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지표로, 식품은 2.3%, 식품 이외 품목은 4.1% 상승했다.

국제항공료 등 서비스 물가 상승

서비스 물가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6월 서비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1.6% 상승한 반면, 개인서비스는 3.4%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2.6% 상승했고,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3.9% 올랐다. 품목별로는 국제항공료가 28.2% 상승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해외단체여행비는 24.3%, 보험서비스료는 13.4%, 자동차수리비는 5.5% 상승했다.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고, 전기·가스·수도는 0.1%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0.4% 상승했으며, 신선어개는 4.1%, 신선채소는 0.9% 상승한 반면 신선과실은 2.1% 하락했다.

정부 “최고가격제로 물가상승률 0.4%p 낮춰”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며, 이를 통해 상승률이 0.4%포인트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는 최고가격제 변동이 없어 4월과 5월 상승폭이 비슷했다”며 “6월 27일 최고가격이 조정된 만큼 7월에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축수산물이나 컴퓨터 등 내구재 가격 흐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에 애플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휴대전화 가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환율 변수 주목…정부 “3% 이내 관리 총력”

정부는 최근 환율 상승도 향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보고 있다. 민경신 재정경제부 물가정책과장은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6월 물가에 즉각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가공식품과 외식업계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향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2% 중반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한국 기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4%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집계됐다.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부담 경감 방안’을 신속히 추진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 전 부처가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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