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에서 ‘북한인권법’ 재승인을 위한 법안이 재 발의됐다. 2022년 만료된 지 3년 만이다. 3년 전 당시 상원의원이던 마코 루비오 현 국무장관이 법안 발의를 주도했으나 상원 가결 실패로 답보 상태였던 북한인권법안의 재승인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북한인권법’이 미국 의회에서 처음 제정된 건 지난 2004년이다. 한시법으로 제정된 후 2008년과 2012년, 2018년에 이르기까지 만료 시점인 4년마다 연장됐으나, 2022년 9월 30일 만료된 뒤 재승인 가결이 안 돼 여태껏 법 효력이 중단 상태에 놓였다.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지난 2024년에 하원에서 가결됐으나 상원의 벽을 뛰어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발의가 상원의원에 의해 이뤄진 점에서 재승인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린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과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25일 공동 발의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민주주의 지원 프로그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과 기본적 자유 증진을 위한 기존 지원 체계를 유지·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공동 발의자인 민주당 케인 상원의원은 “김정은 정권은 수십 년간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했다”며 “미국은 북한이 자국민 탄압을 멈추도록 계속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설리번 상원의원도 “독재정권에 맞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은 한반도의 안정과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이 함께 발의한 데 의미가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대응하는 당위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통과를 단언할 단계는 아니다. 과거에도 초당적인 발의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과 본회의 분위기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법안 발의가 청신호로 여겨지는 건 하원에서도 지난해 11월 영 김 공화당 의원이 북한인권법 재승인안을 발의해 입법을 추진해 왔다는 점이다.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법안이 다시 발의되면서 상하원 차원의 연대가 가능해진 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렉 스칼라튜 국제한인학회(ICKS) 및 북한인권위원회(HRNK) 회장은 최근 미주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인권 상황이 개선된 것이 아니라 김정은 정권하에서 더 악화됐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의 핵심 과제로 △대북 정보 유입, △정치범수용소 △납북자 문제에 이어 미국 의회의 북한인권법 재승인을 꼽았다. 재승인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북한 인권정책이 2030년까지 법적 기반을 확보하게 돼 북한 정권엔 심대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북한 주민 인권의 숨통이 트이는 갖가지 변화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미 의회 재승인 절차가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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