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여 역대기 7장 11절부터 22절까지를 낭독하고 있다. ©YouTube/ Pure Flix and America Reads the Bible

미국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White House Religious Liberty Commission)가 1년간의 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며, 미국 내 종교의 자유가 점차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위원회는 최근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200쪽이 넘는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위원회를 출범시킨 이후 열린 7차례의 공개 청문회와 100여 명 이상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는 자녀의 학교로부터 거짓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하는 학부모, 종교적 신념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 학생들, 성전환 관련 의료행위를 거부했다가 불이익을 받은 의료진,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에 반대해 직장을 잃거나 군 복무에 불이익을 받은 군인들의 사례 등이 담겼다.

위원회는 “증언자들의 연령과 배경, 종교는 다양했지만 공통된 메시지가 있었다”며 “미국 사회에서 종교는 공공생활에 기여하는 보호받아야 할 가치가 아니라, 관리하거나 제한하고 주변으로 밀어내야 하는 문제로 취급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이 미국 사회 전반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다양한 영역에서 종교의 자유를 훼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권리가 침해된 이후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애초에 왜 이러한 권리가 존재하는지 이해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 헌법에는 없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wall of separation between church and state)’라는 표현이 본래 취지와 달리 종교인을 공적 영역에서 배제하는 수단으로 오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열린 마지막 청문회에서 위원장을 맡은 텍사스주 부지사 댄 패트릭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라는 문구는 미국 건국 이후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 제출 행사에서도 “지난 70~80년 동안 진보 진영이 이 한 문구를 이용해 신앙인들을 공격해 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건국 문서 어디에도 종교가 정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나 수정헌법 제1조가 종교를 공적 영역에서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취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위원회는 종교의 자유를 ‘교회와 국가를 연결하는 다리’에 비유하며, 양측이 서로를 강화하고 지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임상심리학자이자 방송인 필 맥그로 박사는 위원회 활동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종교 차별이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맥그로 박사는 “위원회 활동은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다”며 “의료, 군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신앙을 지켰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다고 호소하는 미국인들이 매우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의 자유는 단순히 어떤 예배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직업생활까지 영향을 받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직장과 전문 분야에서 신앙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언에 나선 이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종교의 자유 강화를 위한 12가지 권고안도 제시했다.

위원회는 먼저 미 법무부(DOJ)가 수정헌법 제1조의 국교금지조항(Establishment Clause)과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담은 지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법무부와 보건복지부(HHS),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가 학생과 학부모, 공립학교 교직원, 종교 지도자, 종교기관, 의료인, 군 장병 등을 대상으로 종교의 자유 관련 권리를 안내하는 'Know Your Rights' 안내문을 제작·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학생과 학부모, 교사, 의료진 등이 종교의 자유 침해를 겪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신고 핫라인과 온라인 신고 시스템을 구축할 것도 권고했다.

이 밖에도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연방판사 임명, 민권법을 통한 반유대주의 대응, 종교의 자유 소송을 전담하는 법무부 태스크포스 설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해 불이익을 받은 군인의 연금 및 재입대 자격 회복 등이 권고안에 포함됐다.

위원회는 또 면세단체의 정치 후보 지지 또는 반대를 제한하는 1954년 제정 ‘존슨 수정조항(Johnson Amendment)’의 폐지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해당 조항 폐지를 주장한 바 있으며, 실제 폐지를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이 필요하다.

보고서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Faith & Freedom Coalition 로드 투 메이저리티(Road to Majority) 콘퍼런스’에서 연설한 시점과 맞물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종교의 자유의 중요성과 위원회의 활동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기독교인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대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앙의 자유 위에 세워진 나라가 가톨릭 신자들이 FBI의 표적이 되고, 생명운동을 하는 할머니들이 기도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며, 종교적 신념 때문에 군인들이 군에서 쫓겨나는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하나님을 공적 영역에서 완전히 몰아내기를 원했다”며 “어떻게 이런 사람들에게 투표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정치권 좌파가 기독교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하고 있으며, 결국 무신론적 공산주의 성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들은 아동 성전환 시술을 다시 허용하고,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전쟁을 재개하며, 최근 뉴욕에서 선출된 공산주의자들처럼 전통적인 미국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사회민주주의자가 아니라 신을 믿지 않는 강경 공산주의자들”이라며 “이는 미국 건국 이후 250년 동안 가장 심각한 국가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는 최근 내부 갈등으로 논란을 겪기도 했다.

지난 2월 보수 성향의 가톨릭 활동가이자 전 미스 캘리포니아 USA인 캐리 프리진 볼러는 가자지구와 시온주의, 반유대주의 정의를 둘러싸고 세스 딜런(Seth Dillon)과 공개적으로 충돌한 뒤 위원회에서 해촉됐다. 이후 위원회의 무슬림 자문위원이었던 사메라 먼시는 볼러의 해촉과 이란 전쟁 문제에 항의하며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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