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목사 3주기 컨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온누리청소년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신칼뱅주의자 팀 켈러’를 주제로 열렸으며, 목회자와 신학생, 성도 등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신칼뱅주의연구소와 도서출판 다함, 복음과도시가 공동 주관했다.
컨퍼런스에서는 팀 켈러 목회의 신학적 기반과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의 전도 설교 방법론을 신칼뱅주의 전통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발제는 이재욱 박사(신칼뱅주의연구소)가 ‘신칼뱅주의자 팀 켈러의 교회와 목회’, 이춘성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가 ‘신칼뱅주의자 팀 켈러의 현대사회 이해와 변증’, 고상섭 박사(그사랑교회)가 ‘팀 켈러의 세속 시대를 향한 전도 설교’를 각각 주제로 발표했다.
◆ “카이퍼와 바빙크를 잇는 목회의 신칼뱅주의자, 팀 켈러”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이재욱 박사는 팀 켈러를 네덜란드 신칼뱅주의 전통을 현대 목회 현장에서 가장 선명하게 구현한 인물로 평가했다.
이 박사는 “신칼뱅주의라는 신학적 전통을 형성한 두 개의 기둥은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와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라며 “카이퍼가 신칼뱅주의의 초석을 놓고 이를 제도화했으며, 바빙크가 이를 학문적으로 정교화했다면, 목회의 영역에서 이 전통을 가장 뚜렷하게 구현한 인물은 팀 켈러”라고 했다.
그는 “카이퍼 이후에도 수많은 신칼뱅주의자들이 있었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카이퍼가, 학문의 영역에서는 바빙크가 신칼뱅주의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었다면, 목회의 영역에서는 팀 켈러가 그 자리에 서 있다”며 “시대와 장소, 사역의 형태는 달랐지만 신칼뱅주의가 각 영역에서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세 사람을 함께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 켈러가 뉴욕 리디머교회를 통해 구현했던 목회 철학을 신칼뱅주의의 핵심 원리들과 연결해 설명했다. 그는 “정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라는 원리는 리디머교회가 진보와 보수 어느 쪽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공적 정체성을 형성하게 했다”며 “은혜는 자연을 회복한다는 원리는 전도를 특정 프로그램이 아니라 공동체 자체가 전도가 되는 방식으로 이해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교회의 보편성이라는 원리는 신칼뱅주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했으며, 교리주의의 엄밀함과 경건주의의 깊이를 하나의 유기적 사역 안으로 통합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이 박사는 헤르만 바빙크의 저술을 인용하며 신칼뱅주의적 교회관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하나님 나라를 보물로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세상 안에 누룩으로 가져가는 신앙, 우리를 위하시는 분이 우리를 대적하는 자보다 크시다는 확신 가운데 세상 한복판에서도 보존될 수 있다고 믿는 신앙이 더 큰 믿음”이라며 “우리의 싸움은 피조물이 아니라 오직 죄를 향한다”는 바빙크의 견해를 소개했다.
더불어 “교회는 세상을 정복하러 나가는 군대도 아니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피난처도 아니다. 교회는 세상 한복판에 심겨진 누룩”이라며 “팀 켈러는 이러한 확신을 맨해튼이라는 구체적 공간에서 30년 넘게 목회적으로 실천했다. 신학적 반석 위에 서면서도 지금 여기의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이 신칼뱅주의가 그에게 가르쳐 준 길이었다”고 강조했다.
◆ “팀 켈러의 변증은 세속 도시 한복판에 세운 복음의 포치”
두 번째 발제자인 이춘성 박사는 팀 켈러의 현대사회 이해와 변증 사역의 특징을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했다.
이 박사는 먼저 “팀 켈러는 현대인을 깊이 이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켈러는 현대인의 의심과 냉소, 진정성에 대한 요구, 정의에 대한 갈망, 그리고 종교에 대한 불신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며 “특히 철학자 찰스 테일러가 설명한 ‘세속의 시대’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켈러는 현대인의 갈망을 복음 안에서 재해석했다”며 “현대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자유와 정의, 사랑과 정체성, 의미에 대한 질문을 복음의 언어로 다시 읽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현대인의 질문을 단순히 반박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 질문이 복음 안에서 더 깊은 답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특히 팀 켈러의 변증 방식을 ‘환대의 변증’으로 규정했다. 그는 “켈러의 변증은 단순한 논리적 방어를 넘어 타인을 위한 빈자리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며 “교회는 집이어야 하지만 동시에 포치(porch)를 가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믿지 않는 사람, 의심하는 사람, 상처받은 사람, 교회 밖에 서 있는 사람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교회 안에 존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발제를 마무리하며 “팀 켈러의 변증은 세속 도시 한복판에 복음의 포치를 세우는 일이었다”며 “그는 현대인의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 질문을 복음으로 다시 이야기했으며, 그 복음을 온유와 환대의 인격으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변증 역시 단순히 더 강한 논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소유한 넉넉한 환대의 빈자리로 다가가는 것”이라며 “복음은 모든 죄인을 품겠다는 삼위 하나님의 환대의 선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세속 시대를 향한 팀 켈러의 전도 설교와 문화 이해”
세 번째 발제에 나선 고상섭 박사는 신칼뱅주의와 팀 켈러의 문화 이해, 그리고 전도 설교 방식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고 박사는 “신칼뱅주의는 19세기 아브라함 카이퍼에 의해 체계화된 개혁신학 운동으로, 칼뱅 신학의 핵심을 교회와 개인 경건의 영역을 넘어 사회, 문화, 정치, 학문 등 전 영역으로 확장한 신학적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팀 켈러의 문화 이해를 소개하며 “모든 문화 안에는 다소 맹신적인 담론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진리를 보여주는 증거들도 존재한다는 것이 켈러의 관점이었다”고 했다.
이어 “죄의 교리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 세계관만큼 우리 자신이 선하지 않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과 일반은총에 대한 교리는 비신자들 역시 그들의 잘못된 세계관만큼 완전히 결함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고 박사는 “팀 켈러는 모든 인간 문화에 대해 ‘비판적 향유(Critical Enjoyment)’와 ‘적절한 경계(Appropriate Wariness)’라는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팀 켈러의 세속화 이해를 소개하며 “켈러는 사회가 세속화된다는 것은 종교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종교 때문에 특별히 동요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상태라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팀 켈러의 우상 개념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하나님보다 더 크게 마음과 생각을 차지하는 것,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 곳에서 얻으려 하는 것이 바로 우상숭배라고 정의했다”고 했다.
고 박사는 마지막으로 팀 켈러의 전도 설교 방식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팀 켈러의 설교는 문화를 향한 설교를 통해 마음의 우상을 제거하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마음에 복음을 심으며, 궁극적으로는 칭의의 진리를 구체적인 삶의 적용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발제 이후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폐회 순서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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