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목사 3주기를 기념하는 세미나가 1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에서 ‘팀 켈러의 문화변증과 설교’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목회자와 신학생, 성도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복음과도시와 그루(Grew)가 후원했다.
세미나에서는 정영준 목사(큰숲작은씨앗교회), 이정규 목사(시광교회),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가 각각 강연자로 나서 팀 켈러의 문화변증과 설교 사역이 오늘날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의미를 살폈다.
◆ 탈기독교시대 진단과 문화변증의 필요성
정영준 목사는 ‘탈기독교시대의 문화변증-The Gospel After Christendom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하며 오늘날 사회가 직면한 탈기독교적 현실과 문화변증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 목사는 현재를 기독교가 사회적 중심에서 주변부로 이동한 탈기독교시대로 규정했다. 그는 “과거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던 기독교적 가치체계가 더 이상 공적 권위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종교적 신념보다 실용성과 개인적 가치가 사회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경적 세계관이 세대 간에 공유되지 않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음이 더 이상 사람들의 삶을 움직이는 살아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으며, 기독교적 가치와 전제가 일상 속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상황”이라며 “표현적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절대적 가치가 거부되고 있으며, 기독교가 무관심의 대상에 그치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억압적 존재로 인식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이러한 시대 속에서 문화변증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변증이 단순히 기독교 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가 품고 있는 욕망과 내러티브를 분석하고, 그 안에 자리한 우상숭배의 구조를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상이 제시하는 자기완결적 삶의 방식이 인간 존재의 깊은 갈망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복음이 진리일 뿐 아니라 선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메시지임을 드러내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 “복음을 살아있는 담론으로 연결하는 것이 문화변증의 역할”
특히 “오늘날 복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죽은 전선’처럼 끊어진 상태에 놓여 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하더라도 개인적 필요와 실존적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복음은 살아 있는 메시지로 전달되기 어렵다”며 “반면 문화변증은 복음을 사람들의 실제 삶과 연결시키며 현실적인 선택과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살아 있는 담론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 목사는 “문화변증이 새로운 접근법이 아니라 초대교회부터 이어져 온 기독교 변증 전통의 연장선에 있다”며 “모든 변증은 결국 특정 문화와 맥락 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문화변증의 목표 역시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신의 문제는 단순한 지적 결핍보다 사랑과 욕망의 문제와 깊이 연결돼 있다”며 “또한 변증은 지식과 삶 사이의 불일치를 드러내야 하며,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전도와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변증이 목회자만의 사역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사명이며, 신자들 역시 자신의 믿음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문화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문화변증이 실천되는 공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교회를 복음을 보여주는 유일한 렌즈라고 표현하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복음의 실재가 드러나야 한다”며, 교회와 세상 사이를 연결하는 완충지대로서의 공동체 공간과 일상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리스도인들이 문화적 텍스트를 복음의 관점에서 읽고 해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 부활 신앙과 영원한 삶, 팀 켈러 방식 설교의 실제
이어진 강연에서 이정규 목사는 마가복음 12장 18~27절을 본문으로 ‘이것이 영원한 삶-팀 켈러 방식 설교의 예’를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예수께서 사두개인들과의 논쟁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을 가르치셨다”며 “사두개인들이 성경 가운데 모세오경만을 권위 있는 말씀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부활과 사후 세계를 믿지 않았다. 예수께서 그들의 오해를 바로잡으시며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할 것을 말씀하셨다”고 했다.
또한 “하나님의 사랑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성도들이 내세와 부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부활 신앙이 단순한 교리적 지식이 아니라 현재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 포스트모던 시대의 복음 설교와 문화 내러티브 분석
고상섭 목사는 ‘팀 켈러 설교를 통해 본 문화변증’을 주제로 강연하며 포스트모던 시대 속 복음 설교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고 목사는 선교학자 레슬리 뉴비긴의 견해를 인용하며 “서구 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 가운데 하나는 계몽주의가 약속했던 인간 중심적 프로젝트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화 내러티브를 성경적 진리와 충돌하지만 사회 안에서 자명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전제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의문조차 품지 않는 사고방식이 문화 내러티브라는 설명이다.
이어 팀 켈러가 정의한 우상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우상이란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이며,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 곳에서 얻으려 할 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복음만이 세상을 바르게 해석하게 한다”
또한 팀 켈러의 설교 방식을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했다. 그는 “첫째는 문화를 향한 설교로, 인간 마음속 우상을 드러내고 제거하는 것이다. 둘째는 마음을 향한 설교로, 그리스도를 사람들의 마음에 심는 것이다. 셋째는 그리스도 중심적 적용으로, 칭의와 성화를 연결하는 설교”라고 설명했다.
고 목사는 “문화를 향한 설교와 마음을 향한 설교는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 문화 내러티브가 사람들의 정체성과 양심, 현실 인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설교에서 문화 참여의 목적은 단순히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청중의 삶의 근본을 드러내고 복음 앞에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복음만이 세상을 올바르게 해석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품고 있는 갈망과 낙심을 언급하며, 팀 켈러가 말한 부활 신앙의 의미를 소개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단지 미래에 완성될 소망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 삶의 상처와 문제를 다루는 살아 있는 소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세 명의 강연자가 함께 참여한 패널토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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