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교적교회연구소(이하 국선연)가 지난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부산 영도구 고신대학교 월드미션센터 W405에서 ‘창조질서와 선교적 사역’을 주제로 2026 제5회 학문과 실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기독교문화관 세미나_7개의 발제와 토의’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성경과 자연과학, 분류학, 선교적 교회, 선교적 설교, 선교적 성경연구, 선교 현장 사례를 폭넓게 다뤘다. 주최 측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기독교문화관에 기초한 학문과 실제의 통합을 모색하고, 창조질서에 대한 이해가 교회와 사회, 연구와 사역의 영역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
국제선교적교회연구소는 하성만 교수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하 교수는 성경, 교회, 예배학, 선교학, 리더십, 제자 삼기, 윤리학, 글쓰기, 사회학과 문화학 등을 연구하며 복음이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고 세상 속에서 구현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020년 ‘기독교문화모임’이 시작됐고, 2022년 6월 3일 국제선교적교회연구소가 공식 창립됐다.
연구소는 창립 이후 선교적 교회와 복음 소통, 과학기술과 성경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이어왔다. 올해 제5회 학문과 실제 세미나는 ‘창조질서와 선교적 사역’을 중심 주제로 삼아, 교회와 세상, 학문과 실제, 연구와 사역을 연결하려는 연구소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창조질서 안에서 자연과학과 분류학을 조명
첫날 세미나는 개회예배로 시작됐다. 개회예배에서는 이정기 고신대학교 총장이 누가복음 19장 1~10절을 본문으로 ‘만남과 변화’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으며, 신이근 목사가 기도를 맡았다.
첫 번째 세션은 ‘선교적 학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하성만 고신대 교수는 ‘성경 위에 자연과학을 세운다’를 제목으로 ‘기독교문화관으로 자연과학을 생각한다’는 발제를 전했다.
하 교수는 자연과학을 단순히 자연 현상을 설명하거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학문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과학이 창조주께서 세우신 우주 만물의 통치 질서를 이해하고, 인간에게 맡겨진 창조 세계의 관리 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연과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 이해가 정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간을 자연의 절대적 주인으로 보면 자연은 착취의 대상이 되고, 인간을 자연 속의 한 생물에 불과한 존재로만 보면 인간에게 맡겨진 책임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성경이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로 설명하며, 이는 인간이 하나님을 대표해 창조 세계를 돌보고 관리하도록 부름받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하 교수는 네페쉬와 루아흐 개념을 통해 성경적 인간 이해도 설명했다. 그는 네페쉬가 인간 안에 있는 독립된 영혼만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께 생명을 받아 살아가는 존재 전체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루아흐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영, 바람, 숨, 생명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모든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과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만을 묻는 학문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연과학은 인간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창조질서의 보존과 회복을 위한 문화적 사명의 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어 문태영 교수는 ‘분류학이란 무엇인가?’를 제목으로 ‘아담, 노아 그리고 분류학’을 발표했다. 문 교수는 성경 속 동물 명명과 구별, 정결과 부정의 규례, 노아 방주의 동물 선별을 분류학적 관점에서 살폈다.
문 교수는 아담의 동물 이름 짓기를 단순한 호칭 부여가 아니라 생물을 관찰하고 구분하는 원초적 분류 행위로 설명했다. 또한 레위기의 정결·부정 규례와 이종교배 금지,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라는 명령 등을 하나님이 창조 세계를 “종류대로” 구별하신 질서와 연결해 해석했다.
그는 성경의 분류가 현대 과학의 분류 체계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창조 세계를 질서 있게 이해하고 구별하려는 인간의 인식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아담의 명명, 레위기의 구별 규례, 노아 방주의 동물 선별을 통해 성경과 현대 생물분류학, 보전생물학을 함께 사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교적 교회, 공동체 회복의 실제 논의
첫날 두 번째 세션은 ‘선교적 교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이어졌다. 가정호 목사는 ‘교회는 공동체다’를 제목으로 ‘공동체성 강화를 통한 선교적 교회 실제’를 발표했다.
가 목사는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공동체의 결핍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본래 공동체적 존재로 창조됐지만, 현대 사회는 인간을 점점 고립된 개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 공동체가 일반 공동체와 다른 이유는 공동체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회의 목적은 교회를 유지하는 데 있지 않고, 공동체의 목적도 내부 결속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 목사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도구이며, 공동체는 하나님이 세상을 회복하기 위해 사용하시는 통로라고 밝혔다.
가 목사는 공동체성 강화의 방향을 생명의 회복, 하나님 나라의 평화, 하나님의 형상 회복과 연결했다. 그는 선교적 교회가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조직을 넘어, 상처 입은 생명들이 회복되고 하나님 나라의 평화가 드러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사를 공동체 안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설계도를 풀어가는 열쇠로 설명하며, 하나님 나라 공동체는 은사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본문과 청중을 잇는 선교적 설교
둘째 날 세미나는 경건회 및 일정 소개로 시작됐다. 이후 ‘선교적 설교, 어떻게 할 것인가?’ 세션에서 장덕상 목사와 이미선 사모가 각각 설교 형식의 발제를 진행했다.
장덕상 목사는 신명기 23장 1~8절을 본문으로 ‘자격 없는 사람들’을 전했다. 장 목사는 신명기를 언약 갱신의 말씀으로 설명하며, 하나님의 백성이 약속의 땅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할 사람들에 대한 본문을 다루며,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의 거룩함과 경계의 문제를 설명했다. 동시에 에돔 사람과 애굽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본문의 흐름을 통해, 성경 안에서 배제와 환대의 긴장이 어떻게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폈다.
장 목사는 선교적 설교가 본문을 단순히 윤리적 명령으로만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 백성 공동체의 정체성과 이웃 사랑의 문제를 함께 묻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가 거룩함을 지키는 사명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제시했다.
이미선 사모는 창세기 13장 1~13절을 본문으로 ‘애굽을 경험한 두 사람의 길’을 전했다. 그는 아브람과 롯이 같은 여정을 걸었고 같은 애굽을 경험했지만, 이후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을 본문을 통해 설명했다.
이미선 사모는 아브람이 애굽에서 나온 뒤 벧엘로 올라가며 하나님을 새롭게 신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은 눈에 좋아 보이는 요단 지역을 선택하며 소돔 쪽으로 옮겨갔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경험을 한 두 사람이 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질문하며, 성경 본문이 오늘의 청중에게도 선택과 신뢰의 문제를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록자 관점의 성경읽기와 목회 적용
이어 ‘선교적 성경읽기, 어떻게 할 것인가?’ 세션에서는 신이근 목사가 ‘기록자 관점의 성경 읽기를 배우라’를 제목으로 ‘선교적 교회의 성경 연구와 목회 적용’을 발표했다. 발제는 마태복음 4장 18~22절과 누가복음 5장 1~11절 비교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신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웃과 세상에 충분히 수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공공성 상실과 배타적 태도, 신앙과 삶의 불일치 등을 문제로 제시했다. 그는 올바른 성경 연구와 말씀 선포가 선교적 교회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슷한 사건처럼 보이는 본문도 각 복음서 기록자의 의도와 수신자의 상황을 고려해 읽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제자 부르심 본문을 비교하면서, 기록자가 어떤 관점에서 본문을 구성하고 어떤 독자를 염두에 두었는지를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 목사는 기록자 관점의 성경읽기가 단순한 학문적 연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 연구가 목회 현장의 말씀 나눔, 평신도 특강, 간증, 소그룹 공동체와 연결돼야 하며, 성도들이 자신이 보냄 받은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실천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원주민 선교 사례와 국선연의 비전
마지막 발제는 류제석 선교사의 ‘살아계신 하나님’이었다. 류 선교사의 사역은 “35년·46개 교회·13개 자립”으로 소개됐다.
류제석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 파송 목사 선교사로, 지난 35년간 필리핀 원주민 선교에 헌신해 왔다. 그는 루손섬 아이타족 선교를 시작으로 민도르섬 망얀족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했으며, 교회 개척과 제자 양육, 교육, 지역개발 사역을 이어왔다.
류 선교사는 현재까지 46개 교회를 개척했고, 그중 13개 교회가 재정적으로 자립했다. 그의 사역은 교회 개척에만 머물지 않고 원주민 지도자 양성, 신학교육, 장학사업, 기숙사 건립, 학교 설립, 교회 건축 등으로 확장됐다.
그는 여러 원주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다음 세대 기독교 지도자를 세우는 데 힘써 왔다. 필리핀 원주민 선교 현장에서 복음 전파와 교육, 공동체 형성, 자립 교회 세우기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음을 소개했다.
세미나 말미에는 ‘선교적 기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세션 종합이 진행됐다. 이 순서에서는 국제선교적교회연구소의 미래 비전과 참가 후기 나눔이 이어졌다. 연구소는 앞으로도 학문과 실제 세미나, 학술 연구, 출판과 교육 활동을 통해 기독교문화관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하는 연구 공동체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제5회 학문과 실제 세미나는 창조질서와 선교적 사역을 중심으로 학문과 현장을 연결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자연과학과 분류학은 창조질서 이해의 학문적 토대로 제시됐고, 선교적 교회와 설교, 성경연구는 교회의 실제 사역과 연결됐다. 또한 필리핀 원주민 선교 사례는 학문적 논의가 선교 현장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다뤄졌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선교적교회연구소 #국선연 #고신대학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