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으므로 이 권한을 어떤 형태로든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교회언론회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건 “개혁이 아니라, 권력 통제의 마지노선을 허무는 공백 만들기”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위원장이 검사의 ‘보완수사관’ 폐지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배경은 헌법의 체계 정당성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 헌법이 명시한 수사의 주체인 검사가 가진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건 곧 헌법 위배라는 취지다. 검찰청을 폐지해 검사의 권한을 분산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 위원장은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하려면 헌법 개정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면 헌법을 개정해 영장신청권자를 제헌헌법처럼 검사 대신 수사기관으로 바꾸거나, 관련 사항을 법률에 위임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여당을 향해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지지층 눈치나 당리당략에 매달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기본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 국민통합위원장의 문제 제기가 개정 법률안에 담긴 위헌적 요소를 겨냥했다면 한국교회언론회는 그 폐해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점을 극히 우려했다. 언론회는 관련 논평에서 국민은 국가로부터 안전과 보호를 받기 원하는 데 권력이 편중되면 공정·법치에 큰 공백이 생기고 그 피해가 국민에게 직접 돌아가게 된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언론회는 사례로 경찰의 범죄 증거 은폐가 드러난 ‘장윤기 사건’을 들었다. 경찰 간부인 범인의 아버지가 아들의 성폭행 살인 범죄 증거를 감추고 부실 수사한 전모가 검찰의 보완 수사로 밝혀진 사건을 예로 든 건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이런 조작 범죄가 그대로 묻히게 돼 결국 모든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게 돤다는 점을 우려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박 교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검사가 직접 보완 수사를 못 하면 최근 장윤기 사건과 같은 경우는 묻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남은 검찰의 마지막 견제 장치가 ‘보완수사권’이다. 이걸 없애면 경찰이 잘못한 수사를 기소 전에 바로잡을 길이 사실상 완전히 막히게 된다.
여당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압도적 의석으로 이 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전에 장윤기 같은 성폭행 살인범에게 법망을 피할 혜택을 주고, 반면에 억울한 피해자 가족의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 중에 어느 것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지부터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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