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8월 파행 끝에 종료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이하 새만금 잼버리) 사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총체적인 부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월 10일 유치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추진 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 40건의 위법·부당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주관기관인 조직위원회와 감독기관인 여성가족부(여가부), 유치 주체인 전북도는 행사 준비와 운영 역량이 전반적으로 부족했고, 물자 준비, 시설 설치, 부지 선정 등 기본적인 준비도 부실했다. 이에 따라 생활 서비스 제공은 물론, 현장 대응도 미숙해 조기 퇴영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특히 조직위는 2023년 상반기까지 숙영, 전력, 통신, 급수 등 필수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못했고, 폭염 대비 물품과 급식, 의료, 방역, 폐기물 처리, 화장실 청소 등 기본적인 생활 서비스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행사 기간 중 폭염경보가 발령됐음에도 염분 지급이 지연됐고, 참가자 입·퇴영 기록도 부실하게 관리됐다.
여가부는 이러한 준비 상황을 형식적으로 점검하고, 설치 완료 여부를 실제보다 빠르게 허위 보고해 정부 차원의 보완 조치를 어렵게 만들었다. 김현숙 전 여가부 장관과 이기순 전 차관 등은 이 같은 허위 보고로 인해 인사자료 통보 대상에 올랐다.
전북도는 부지 선정 당시 매립 필요성 등 제반 여건을 검토하지 않은 채 현장을 육안으로만 확인하고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관광·레저용지인 잼버리 부지에 농지관리기금을 부적절하게 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행사에 필요한 조경, 위생, 통신 등 기반 시설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게 설치됐고, 전반적인 점검과 보고 체계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외유성 출장, 계약 비위 등 기강 해이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총 40건의 위법·부당 행위를 적발했으며, 이 중 6건에 대해 징계 요구, 23건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징계 대상자는 총 5명이며, 입찰 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 요청된 인원은 4명, 허위공문서 작성 등으로 수사 참고자료 송부 대상은 2명이다. 7명은 인사자료 통보 대상이 됐다.
여가부 국장 1명은 시설 설치 지연 보고를 받고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경징계 이상 처분이 요구됐으며, 허위공문서 작성자는 수사 참고자료 송부 대상이 됐다. 전북도 소속 공무원 중 급수대, 화장실, 샤워장 등의 설치를 부실하게 관리하고 허위 보고한 3명에게는 정직 처분이 요구됐다. 개최계획서 작성에 관여한 전직 공무원 2명은 인사자료가 통보됐다. 전북도교육청 소속 공무원 1명은 버스 임차 계약을 부당하게 처리해 경징계 이상 처분이 요구됐다.
감사원은 여가부 장관과 전북도지사에게 공식적인 주의를 요구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는 농지관리기금이 용도 외로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감사원은 이번 사태가 대규모 국제행사 준비에 있어 철저한 점검과 체계적 관리가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며,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한 매뉴얼 마련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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