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관세가 50% 수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상호 관계는 9일 발효된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관세가 50% 수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상호 관계는 9일 발효된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적자국을 대상으로 10~49%에 달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자, 세계 각국이 잇달아 반발에 나섰다. 유럽 주요국은 공동 대응을 예고했고, 중국과 브라질은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 공동 대응 및 강한 비판

2일(현지 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세실리 미르세스 무역산업부 장관은 국영 NRK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노르웨이에도 중대한 사안”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노르웨이에는 15%의 상호 관세가, 유럽연합(EU)에는 20%의 관세가 부과됐다.

덴마크의 라스 뢰케 라스무센 외무장관은 “미국이 유럽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벽을 세우기보다 허물어야 한다”며 유럽의 단결된 대응을 예고했다.

스웨덴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자유 무역과 국제 협력은 서구 사회의 성공 기반”이라며 “스포티파이와 아이폰을 서로 이용하는 시대에 미국이 관세 장벽을 세운다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미국의 우려를 감안하되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유럽 국가들과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탈리아는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자국 산업을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일랜드의 미할 마틴 총리도 영상 성명을 통해 “EU와 협력해 미국과 협상에 나서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우정은 상호적인 관세 정책을 의미하며,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정당하지 않고, 불법적이며 불균형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립국과 동맹국도 비판 행렬에 동참

31%의 관세를 적용받는 스위스 역시 반발했다. 카린 켈러서터 스위스 대통령은 “연방 의회는 미국의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다음 조치를 신속히 결정할 것”이라며 “국제법과 자유 무역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라고 밝혔다.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관세는 10%가 아니라 0%여야 한다”며 “미국의 조치는 논리적으로 근거가 없고, 우방국 간의 파트너십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브라질과 중국, 보복 조치 예고

10% 상호 관세가 적용된 브라질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브라질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려는 미국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15년간 미국이 브라질과의 교역에서 4,100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브라질 의회는 이를 위한 법안을 승인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온 일부 우파 의원들까지도 법안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기존 20%에 더해 34%의 상호 관세가 추가돼 총 54%의 고율 관세가 적용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자국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중국의 보복 조치 수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캐나다·멕시코, 조심스러운 대응 속 우려 표명

이번 상호 관세에서 제외된 캐나다와 멕시코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노동자들을 보호할 것이며,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국제 무역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관세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히고 구체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멕시코 내부에서는 이번 관세 조치에서 제외된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멕시코의 대표적 무역 전문가 루이스 데 라 칼레는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지역 통합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배제한 것”이라며 “세계 무역에는 타격이 예상되지만, 북미 중심의 통합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멕시코와 캐나다가 향후 개별적인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상호 관세에서 면제된 근거로 언급됐던 지난달 부과된 25% 관세 조치는 2일 자로 종료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예 조치를 연장할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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