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월 산업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하며 두 달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소비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연말·연초 경기 지표가 등락을 반복하고,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해 향후 경기 흐름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3월 31일 발표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산업 생산(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2023년 11월 1.2% 감소 이후 12월 1.8% 증가, 2025년 1월 3.0% 감소에 이어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트리플 증가는 자주 나타나지 않는 현상으로, 최근엔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고 있다"며 "월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해석보다는 긴 호흡으로 지표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리플 증가 요인으로는 조업일수 증가, 설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 전기차 보조금 조기 지급, 반도체 수요 확대,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1차금속(-4.6%)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자부품(9.1%)과 전기장비(6.0%)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1%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고, 제조업 출하는 내수(1.5%)와 수출(0.8%)이 모두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1.3%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는 1.2%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6.5%)와 금융·보험(2.3%)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3.9%) 부진으로 전월 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숙박·음식점업은 3.0% 감소해 2022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고물가, 소비심리 위축, 항공기 사고, 정치적 불확실성, 추운 날씨 등이 대외활동 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5% 증가해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가 13.2% 늘어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는 2009년 9월(14.0%) 이후 15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반면 음식료품(-2.5%), 신발·가방(-1.7%) 등 비내구재 및 준내구재 판매는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7.6%), 백화점(-4.9%), 편의점(-2.2%)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부진했으나, 전문소매점(5.7%),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6.3%), 무점포소매(1.8%), 면세점(8.9%)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8.7% 증가하며 2003년 2월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계류(23.3%)와 운송장비(7.4%) 투자가 모두 늘어난 결과다. 건설기성은 건축(-2.2%) 부진에도 불구하고 토목(13.1%) 증가로 전체적으로 1.5% 상승했다.

다만 향후 투자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인 국내 기계수주(-7.4%)와 건설수주(-6.9%)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으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같은 폭으로 올랐다. 수치상으로는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건설업 부진과 미국의 관세 부과 리스크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경기 대응을 위해 재난·재해 대응, 통상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 3대 분야에 집중한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성중 과장은 "추경이 편성되면 경기 회복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외 리스크가 워낙 크기 때문에 향후 경기 흐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트리플 증가가 나왔다고 해서 이를 회복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두원 심의관도 "이번 지표는 반등 조짐으로 볼 수 있지만, 단 한 달의 수치만으로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앞으로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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