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하며 두 달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소비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연말·연초 경기 지표가 등락을 반복하고,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해 향후 경기 흐름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3월 31일 발표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산업 생산(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2023년 11월 1.2% 감소 이후 12월 1.8% 증가, 2025년 1월 3.0% 감소에 이어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트리플 증가는 자주 나타나지 않는 현상으로, 최근엔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고 있다"며 "월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해석보다는 긴 호흡으로 지표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리플 증가 요인으로는 조업일수 증가, 설 연휴에 따른 기저효과, 전기차 보조금 조기 지급, 반도체 수요 확대,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1차금속(-4.6%)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자부품(9.1%)과 전기장비(6.0%)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1%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고, 제조업 출하는 내수(1.5%)와 수출(0.8%)이 모두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1.3% 상승했다. 제조업 재고는 1.2%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6.5%)와 금융·보험(2.3%)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3.9%) 부진으로 전월 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숙박·음식점업은 3.0% 감소해 2022년 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고물가, 소비심리 위축, 항공기 사고, 정치적 불확실성, 추운 날씨 등이 대외활동 위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5% 증가해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가 13.2% 늘어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는 2009년 9월(14.0%) 이후 15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반면 음식료품(-2.5%), 신발·가방(-1.7%) 등 비내구재 및 준내구재 판매는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7.6%), 백화점(-4.9%), 편의점(-2.2%)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부진했으나, 전문소매점(5.7%),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6.3%), 무점포소매(1.8%), 면세점(8.9%)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8.7% 증가하며 2003년 2월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계류(23.3%)와 운송장비(7.4%) 투자가 모두 늘어난 결과다. 건설기성은 건축(-2.2%) 부진에도 불구하고 토목(13.1%) 증가로 전체적으로 1.5% 상승했다.
다만 향후 투자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인 국내 기계수주(-7.4%)와 건설수주(-6.9%)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으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같은 폭으로 올랐다. 수치상으로는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건설업 부진과 미국의 관세 부과 리스크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경기 대응을 위해 재난·재해 대응, 통상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 3대 분야에 집중한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성중 과장은 "추경이 편성되면 경기 회복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대외 리스크가 워낙 크기 때문에 향후 경기 흐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트리플 증가가 나왔다고 해서 이를 회복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두원 심의관도 "이번 지표는 반등 조짐으로 볼 수 있지만, 단 한 달의 수치만으로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앞으로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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