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목사
과거 있었던 세이브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손현보 목사 ©김상고PD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고 있는 ‘세이브 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대표 손현보(63) 목사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상 계엄과 국회 탄핵소추 이후의 과정이 법을 잘 모르는 사람조차 비정상적이고 무리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20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손 목사는 “야당이 29번의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고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며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전체주의 국가로 흐르면 교회의 생태계도 무너진다.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탄핵 반대의 이유

손 목사는 개신교계에서 ‘전도 많이 하는 목사’로 알려져 있다. 그가 담임하는 부산 세계로교회에서는 지난해 702명이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말, 서울 시청 앞과 여의도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대규모 집회를 주도하며 정치적 행보로도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그는 ‘세이브 코리아’를 결성해 부산과 대구, 광주 등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하며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탄핵 반대 집회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았다면 나설 필요도 없었다. 계엄이 선포됐다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의 과정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이재명 대표가 29번이나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걸 보고 독재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이 통과돼 교회의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과 전체주의 국가로 가서 무너지는 것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 개입 논란에 대한 입장

종교가 사회 통합에 기여해야 하는데 정치적 갈등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국가가 잘못될 때 바른길로 인도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며 반박했다. “1933년 독일에서 히틀러가 ‘수권법’을 통과시킬 때 독일 교회가 침묵한 결과가 2차 세계대전과 7000만 명의 희생이었다. 북한에서도 김일성이 정권을 잡을 때 교회가 환영했지만, 결국 속았다.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이 아직 국회에 상정되지 않았고,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가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의 정치 행보를 보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야당이 29번이나 탄핵 소추안을 발의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일을 하려면 사람과 예산이 필요한데, 사람을 탄핵시키고 예산을 막아버리면 나라가 운영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기독교 보수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손 목사는 전한길 강사와의 인연에 대해 “세계로교회에서 대안학교 ‘세계로우남초중고교’를 개교할 예정”이라며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교사 추천과 특강을 부탁하면서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안학교를 2년 정도 운영한 후 정식 학교로 전환할 계획이며, 자유민주주의와 기독교 보수주의에 대한 교육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독교 보수주의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복음주의 신앙”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도 기독교 보수주의가 주목받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기독교 보수층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성(性)은 남성과 여성 둘뿐’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며 “신앙(faith), 자유(freedom), 가정(family)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 보수주의는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탄핵 심판 이후의 전망

탄핵 심판 이후의 상황에 대해 묻자 손 목사는 “탄핵이 기각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탄핵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법적 논란이 많았으며, 이는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된다면 ‘세이브 코리아’는 즉시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탄핵이 인용될 경우 “탄핵의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진영이 광화문과 여의도로 나뉘어 분열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분열이 아니라 확장”이라고 반박했다. “광화문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쪼개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흐름이 생긴 것”이라며 “각자 맞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집회와 참가자의 구성

집회 참가자들의 성향에 대해선 “기독교인이 60% 정도이며, 나머지 40%는 같은 걱정을 가진 일반 시민”이라며 “교회 차원의 조직적 동원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회 비용 역시 개인 후원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1월부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개신교 단체. 한국사 강사 전한길, 보수 유튜버 그라운드 C 등이 강연자로 참여하고 있다. 특정 교단이나 교회의 공식 참여는 없으며, 부산, 대구, 광주 등에서 집회를 열었다. 3월 1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손현보 목사는 1962년 경남 김해 출생으로, 1993년 고신대 신학대학원 졸업 후 부산 녹산제일교회에서 사역을 시작, 현재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목사로 활동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면 예배 강행으로 논란이 됐으며, 2023년 서울 시청 앞과 여의도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기도회를 주도했다. 당시 기도회 준비위원회는 105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현보목사 #손현보 #세이브코리아 #세계로교회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