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이용해 '피라미드형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가학적 성착취를 자행한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3일, 성착취물 제작 및 배포,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총책 A씨(33)를 포함한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될 예정이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텔레그램에서 '자경단'이라는 이름의 사이버 성폭력 범죄조직을 결성해 활동했다. 그는 피해자들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며 일부를 조직원으로 포섭했고, 조직원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범죄를 확장했다. 범행 당시 조직원 중 최연소자는 15세로 확인됐다.
조직은 내부적으로 '목사', '집사', '전도사' 등 계급을 정해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피해자를 물색하도록 강요했으며,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 A씨가 운영한 텔레그램 채널과 대화방은 총 453개에 달했다.
피해자는 남성 84명, 여성 150명으로, 이 중 10대 피해자가 159명에 달했다. 범행 과정에서 총 1546건의 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이 제작됐으며, 그 중 1295건은 아동·청소년 대상이었다. 피해자 일부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져야 지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협박을 받고 전국 각지에서 강간과 촬영 피해를 입었다. A씨는 영리 목적이 아닌 자신의 성적 욕망을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성적 지향을 가진 것뿐"이라고 주장하며 범죄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전날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논의했으며, 이와 함께 조직원들이 연루된 추가 범행도 수사 중이다.
한편,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허위 영상물을 제공한 혐의로 73명이 특정됐고, 이 중 40명이 검거되어 1명이 구속 송치됐다.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이 범죄 관련 자료를 수사기관에 회신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를 계기로 경찰은 텔레그램과 수사협조 체계를 구축해 사이버성폭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 A씨는 자신이 검거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기관을 조롱했지만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며 "사이버성폭력 범죄자는 반드시 검거된다. 이 사실이 모든 범죄자들에게 경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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