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국 교수
최창국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26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기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 교수는 “교회 역사에서 형성된 중요한 경구가 있다. 바로 기도의 법이 곧 믿음의 법이다(lex orandi lex credendi)란 경구”라며 “이 경구는 5세기의 수도사 아퀴테인의 프로스퍼(Prosper of Aquitaine)가 남긴 말이다. 우리가 어떻게 기도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믿음과 삶의 방식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기도는 성경에서도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기도의 생명력을 초월적이고 기적적 능력으로만 보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우리가 기도를 만병통치약처럼 접근하는 것은 기도의 가치와 효과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주의해야 한다. 기도는 단지 기적을 낳는 방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성경은 많은 특정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약속을 맺고, 이를 기적적으로 성취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며 “예를 들어 자녀를 낳지 못하는 여인에게 자녀를 약속한 내용(창 17:15-19; 18:10-15; 30:22; 삿 13; 삼상 1:20; 눅 1:7)”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들을 이해할 때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적으로 출생한 아이들은 각자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성취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감당했기 때문에, 자녀를 낳지 못하는 현대의 여성들이 이 내용을 자신에게 똑같이 적용하여 기도하면 아이를 허락하신다는 약속으로 간주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초자연적 기적을 배제해서도 안 되지만, 사람의 영혼을 변화시키거나 기적을 일으키는 데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 마음대로 이용하거나 제도화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기도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초자연적 기적 추구의 열정으로만 이해되어서도 안 되며, 하나님의 자연법칙을 배제하는 기도 문화를 형성해서도 안 된다”며 “하나님의 치유는 초자연적일 수 있지만 창조적 설계, 즉 자연법칙을 배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도할 때 자연법칙에 순응하여 기도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며 “차가운 겨울에 벼를 심어놓고 눈이 오지 않기를 기도한다면, 하나님의 창조 법칙과 배치되는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기도해도 노화 차제를 막거나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다”고 했다.

최 교수는 “우리의 기도가 자연법칙과 충돌해서는 안 된다. 특히 우리의 기도가 모두가 인정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을 무시한다면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로써 야기된 재앙은 자연법칙을 무시한 기도에 대한 창조자가 설계한 보편법의 응징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물론 우리는 하나님의 자연법칙에 순응하여 기도하는 법을 알아야 하지만, 기도의 초자연적 특성을 거부해서도 안 된다”며 “바울이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요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을 찾지 못할 것이로다’(롬 11:33)라고 고백했듯이, 인간의 영적 경험은 이성적이고 감성적 표현 능력을 초월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영적 경험은 은혜, 신비, 봉사, 경험 등과도 관계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기도를 자연적이고 인간적인 삶과 맞바꾸려는 유혹을 받는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기도를 통한 창조 세계의 샬롬에 대한 성경적 전망은 천상적이지만, 이 땅에서 실현되는 천상적 질서에 대한 전망(계 21:1~2)”이라며 “이는 우리가 기도를 통해 배우는 텔로스(telos), 즉 궁극적인 목적이다. 주의 기도에서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의 기도는 현실을 도피하는 전망이 아니라 회복하는 전망”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은 만물을 파괴하지 않으시고 새롭게 하신다. 따라서 우리의 기도의 성경적 전망은 이 땅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전망”이라며 “기도의 성경적 전망은 자연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의 이분법을 철저히 거부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초자연적인 은총도 결국은 자연적인 삶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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