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 6단체장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봇대(이명박 전 대통령), 손톱 밑 가시(박근혜 전 대통령), 붉은 깃발(문재인 대통령), 신발 속 돌멩이(윤석열 당선인).

이는 역대 정부에서 규제를 빗댄 표현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21일 경제 6단체장과 만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신발 속 돌멩이 같은 불필요한 규제들을 빼내겠다”며 규제개혁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대형트럭 이동을 방해하는 대불국가산업단지의 '전봇대'를 언급해 규제개혁 상징어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밑 가시를 빼야 한다”고 규제 개선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초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를 지적하며 '붉은 깃발(적기조례)'론을 언급했다.

이처럼 정부마다 규제 혁신을 외쳤지만 규제는 계속 늘어났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상법·공정거래법·금융복합기업집단법 등 기업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를 만들었다.

윤 대통령 당선자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민간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정부가 규제 완화와 세액 공제 등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는 취지다. 즉 경제정책 기조를 친기업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는 공공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과는 방향이 상반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규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공약에서 새 정부 출범 즉시 80여개의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 시 생기는 규제를 유예 또는 폐지하기로 했다. 규제 적용도 국민 안전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현행 포지티브(허용하는 것 외 모두 불허) 방식 규제를 네거티브로 바꾸기로 했다. 정부 규제를 최소화해 기업 활력 제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개혁 전담기구'를 신설하고, 고용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양질 일자리를 창출할 기반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근로시간 등 노사자율 결정분야를 확대하고 연공급 임금체계를 유연하고 정정한 세대상생형 임금체계로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주 52시간제 등 노동정책도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한 상태다.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은 '노동시간 유연화'를 꼽을 수 있다. 이에 주52시간제 유연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약으로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행 1~3개월에서 1년 이내로 확대, 연간 단위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전일제·시간제 근로 전환 신청권 부여, 연장근로시간 특례업종·특별연장근로 대상에 스타트업 포함, 전문직·고액연봉 근로자에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등을 제시했다.

특히 노사 합의를 전제로 연장근로 및 탄력근로 단위 기간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식 등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총 근로시간은 유지하면서 업종과 작업환경 특성에 맞게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올해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도 수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창원에서 진행된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대재해법 때문에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관련 시행령을 다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대선 토론 과정에서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확대에 현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최저임금제도 개편도 예고했다. 최저임금을 지역과 업종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물가가 다른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따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 당시 유세 현장에서 "최저임금을 200만원으로 잡으면, 150만원, 170만원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일을 못 해야 하느냐. 200만원을 줄 수 없는 자영업자는 사업을 접으라고 해야 하느냐"며 업종별로 최저임금 적용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계는 지속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주52시간제 유연화, 최저임금제 개편 등 숙원 과제 해결을 요구해 온 만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윤 당선인의 이 같은 노동정책이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주52시간제, 최저임금 등에 대해 '엄격 적용'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새 정부와 노동단체가 극명한 시각차를 보일 경우 노동계와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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