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선거일(3월9일)까지 20여일을 남긴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를 향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된 질문에 '완주가 목표'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다.

안 후보는 단일화를 제안한 첫 번째 이유로 '구체제 종식'과 '압도적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꺼냈다. 그는 "정권 교체를 통한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을 통해 미래로 가자는 목표를 동시에 이루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앞으로 2년 동안 개혁과 정치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혁신과 압도적 대선 승리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날 기준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106석, 국민의당의 의석수는 3석이며 더불어민주당은 총 172석이다.

안 후보는 야권 후보가 박빙으로 겨우 이긴다면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단일화를 제안한 두 번째 이유로 정치적 배경을 거론하며 "완주를 한다고 계속 이야기를 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를 붙이려고 하니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꼬리를 붙이려고 한' 주체를 밝히지 않았으나 정황상 국민의힘으로 읽힌다.

안 후보는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게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일화 제시가 '백기투항'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 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는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다. 향후 국정 운영까지 함께 손 잡을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안 후보는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한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했다. 경선 여론조사는 작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자신이 합의했던 방식과 문항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말했다.

단일 후보가 결정된 후에는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 메이트'가 될 것을 제안했다.

안 후보는 "승리 후에 차기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며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공동정부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한 발언이다.

안 후보의 이같은 단일화 제안에 국민의힘은 '환영'을 밝혔다. 그러나 국민경선의 방식은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안철수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양당 관계자, 서로 다른 해석… 국민의힘 "尹-安 지지율, 천지차이인데"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놓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측은 서로 다른 분석을 내놨다.

국민의당 측은 "이날 단일화 제안은 기본적으로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뜻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벌써 단일화 방식에 어깃장을 놓고 있지 않나. 이제 단일화 실패의 화살은 윤석열 후보한테로 향할 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양 후보의 지지율 격차를 언급하며 안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에 난색을 피력했다.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단일화 방식을 거론했는데 당시는 안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박빙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이 천지차이다"며 "판세와 흐름을 오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차원에서 제안을 한데에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이야기를 들었는데 좀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세한 답변은 제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후보끼리 담판과 협상단을 통한 담판 중 어떤 방식이냐'는 질문에 "제가 다 말씀드린거 같다"며 답하지 않았다.

그는 '단일화를 반대한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적 없다"고 답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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