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질환이건 조기에 발견하여 관리하거나 치료하는 것은 병을 가진 환자 입장에서나 그 병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나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에서는 병의 조기발견을 위한 선별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고, 특히 40세 이후의 인구를 대상으로는 암검진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성분들의 유방암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검진이 만 40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2년마다 시행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선별검사로 유방촬영술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유방촬영은 유방을 압착하여 엑스레이를 찍는 검사인데, 이는 유방의 형태와 유선조직의 구조, 대칭성, 결절음영의 유무 등을 볼 수 있는 유방질환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검사입니다.

유방촬영 검사 후 비교적 흔하게 접하는 결과 중 치밀유방이란 것이 있습니다. 유방촬영상에서 정상 유선조직은 하얀 부분으로 보이며, 이 유선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부분과 유선조직 사이의 정상 지방조직은 검게 보입니다. 유방의 실질적인 조직인 유선조직이 전체 유방의 얼만큼을 차지하는가에 따라 유선조직의 조밀한 정도를 판단하게 되는데, 유방촬영사진상 유선조직이 전체 유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를 치밀유방이라고 합니다.

유선조직의 분포는 단시간 내 쉽게 늘거나 줄지 않는 신체 고유의 특성입니다. 피부가 원래 검거나, 머리숱이 원래 많거나 하는 것처럼 유선분포량인 유방의 치밀도 역시 원래 타고난 신체의 특성입니다. 따라서 유방초음파에서 보이는 치밀유방은 그 자체가 위험하거나 문제가 되는 소견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치밀유방은 어떤 임상적 의미가 있을까요? 유방암을 포함하여 유방에 생기는 여러 결절성 질환들은 종괴를 형성하게 되고, 대부분의 종괴는 유방촬영에서 하얀 덩어리로 보여지게 됩니다. 유선조직이 성글고 양이 적은 경우 종괴가 생겼을 때 작은 크기에서도 금방 확인하여 이상소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치밀유방을 가진 여성분들은 원래의 조밀한 유선조직이 전반적으로 하얗게 나타나게 되어, 종괴음영이 가려지게 됩니다. 즉 치밀 유방의 소견이 있을 때는 이러한 숨겨진 이상소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수년간 유방촬영으로 검진을 꾸준히 받아오던 환자분 중 치밀유방 소견 외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과지를 매번 접하고, 그것의 임상적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여 별 이상이 없겠거니 하고 지내다 상당히 진행된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분들의 경우 서구에 비해 치밀유방의 비율이 높아 전체 여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검진을 위해 시행하는 선별검사는 그 해당 질환에 대한 정밀한 검사가 아닙니다. 유방촬영검사의 경우도 유방암이라는 질환에 대해 결과를 말할 때, 이상소견이 있을 경우 확실히 이상이 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이상이 없다고 확정 지을 수 없는 검사입니다. 따라서, 치밀유방의 소견이 나온 경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고, 필요하면 유방초음파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하여 유방 내 숨은 이상 병변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봉수원장 #여성질환 #치밀유방 #유방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