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목사
정창균 총장 은퇴기념감사예배에서 박영선 목사가 설교를 하교 있다. ©합신대 영상 캡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정창균)가 26일 오후 본관 4층 대강당에서 정창균 총장 은퇴 기념 감사예배 및 고별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1부 순서인 은퇴 기념 감사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박영선 목사(합동신대 석좌교수, 남포교회 원로)는 누가복음 7장 36~50절 말씀을 중심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 목사는 “우리가 예수 믿고 힘든 여러 이유 중에 하나는 우리의 기대와 다른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식에 대하여 몹시 불안한 탓”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님을 절대자로 믿는다. 그런데 어떤 의미에서 절대자인가라고 했을 때 우리는 피도 눈물도 없고, 원칙에 붙잡힌 하나님인 것 같다”며 “이에 성경은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이심을 끊임없이 말한다. 우리의 자기 확인은 하나님을 앞세워 공포와 폭력 속에 있기 일수이다. 하나님은 존경과 관계를 요구하신다. 왜 우리는 신앙생활이 길어질수록, 공부를 많이 할수록 웃음이 점점 없어져 가는가”라고 물었다.

또 “우리가 누구를 믿고 있는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며 “열려있는 세상, 열려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매일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 그의 손길, 그의 뜻, 그의 마음, 그의 은총,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찬송을 실어 나르지도, 누리지 못하고 산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다같이, 우리 스스로를 위하여 하나님의 중대한 명령을 받은 종으로, 획기적인 자신의 책임과 사역과 존재와 하나님을 더 안다는 고백에 대한 당연한 책임으로 함께 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은 정 총장님이 은퇴하는 날이다. 감사하고 축하한다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고 했다.

정창균 총장
정창균 총장이 고별강연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합신대 영상 캡쳐

2부 순서인 고별강연회에서 정창균 총장의 강연이 있었다. 정 총장은 “이제 우리는 잊혀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말은 수년 전에 교회 은퇴를 앞둔 존경하는 한 목사님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하신 말씀이었다”며 “평생 목회한 초대형교회 은퇴를 그러한 마음으로 준비하며 당신 자신을 채비하는 말로 들렸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도 배우게 됐다. 그 어른이 바로 박영선 석좌교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일원으로서 공적인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왔던 공인의 자리에서 이제 자유로운 개인으로 남은 얼마동안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며 “이 만큼 살아보고 잊혀지는 자리에 들어서면서 기억나는 몇 가지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나이되어 남는 후회가 있다”며 “사랑이 모든 것의 근원이요, 모든 이치는 결국 ‘사랑’이라는 한 점으로 모인다는 사실을 실감도 실천도 못한 채 사역 말미, 인생 끝자락에 있다는 후회”라고 했다.

이어 “사랑이 모든 율법과 선지자의 대강령이라는 본문 말씀을 교우들이 잘 알아듣고, 깨닫고, 감동하도록 설명하는 일에 주력했지 내가 그 말씀대로 사는 것에는 주력하지 못했다는 회한”이라며 “지금 다시 목회를 하고 교수 사역을 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기회와 실천이 늘 한 박자씩 엇박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확인하고 회한과 무기력증에 가슴이 답답해지곤 한다. 할 수 있을 때는 그것을 모르고 알았을 때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인생이다. 스스로를 달래며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의 기억 첫 번째로, 내가 인간이 되어 받은 큰 복은 ‘구원’이다. 나는 확실히 구원을 받은 자로서 사나 죽으나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나의 구원자이심을 확실히 믿고 기억한다”며 “두 번째는 ‘죄된 인간’이다. 인간은 철저하게 무능하며 죄인이라는 사실을 믿는다. 사람은 죄를 지어서 죄인인 것이 아니다. 죄인이여서 죄를 범한다. 죄를 다스리는 일에 대하여 무능함을 고백한다”고 했다.

또 “살아계신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사랑이다. 나는 나를 보고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사실을 안다. 하나님의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이다. 사랑스럽진 않지만 사랑하기로 작정하신 의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는 사랑이다. 우리는 그 분의 열매”라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교회의 기억”이라며 “교회는 우리가 비난하고 저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끌어안고, 울며, 우리를 받쳐야 할 대상이다. 우리가 망쳐놓은 교회가 하나님께서 마침내 이루어 놓으신 교회는 아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얼마나 거룩하고 영광스러운지를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말해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현실 교회를 왜곡하고, 망쳐 놓을지라도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마침내 이루고야 말 교회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총장은 “‘신학은 목적인가 아니면 수단인가’라는 질문과 ‘신학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인가’라는 두 질문이 신학자로 그리고 현장의 목회자로 저를 지탱해 온 기둥이며 회초리였다”며 “신학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교회를 위한 수단이다. 신학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통합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신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재 진술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물려받고 습득한 개혁파 신학은 온갖 상황에 직면하며 시시각각 격동하는 교회에 대하여 무엇인지 생각하는 신학적 사고력을 발동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삶의 현장과 관련해 펼쳐가는 신학적 사고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먼저 신학적 습득과 재 진술, 둘째 신학적 사고력의 발동, 셋째 신학적 사고에 의한 결론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신학 강의 내용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회자는 영웅이 아니라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며 “영웅은 닥쳐 온 현실에 대해 해결해 주는 사람이다. 그럼으로 영웅에게는 언제나 군중이 따라 다닌다. 그러나 지도자는 앞으로 닥칠 문제를 내다보며 대비해주는 사람이다. 그럼으로 지도자에게는 군중이 따라 다니지 않는다. 그 사람처럼 살고 싶은 소수의 제자들만이 따라 붙는다. 지도는 늘 외롭고 고독한 길을 간다. 합신의 목회자는 이 시대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합신은 목회자와 신학자로 정체성이 형성된 목판일 뿐 아니라 내가 평생 사랑하며 나의 열정을 받친 나의 은인이요, 죽는 날까지 나의 자랑이며, 감사이자 명예”라고 했다.

한편, 정창균 박사는 지난 2017년 2월 28일, 4년 임기의 합동신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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