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외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탄생하고 이번 가을총회를 통해 몇몇 교단들이 이들과의 관계성을 새롭게 설정했다. 한 일간지는 이를 두고 "한국 보수 개신교계는 사실상 양분됐다"고 평했다. 사회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게 된 원인은 무엇이고, 그렇다면 바른 방향성은 찾을 수 있을까.

교단 가을총회를 통한 연합단체 관계 재설정

먼저 한교연 설립을 주도했던 예장통합 총회(총회장 손달익)가 한기총 탈퇴를 최종 결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예장통합은 17일부터 시작된 정기총회를 통해 한교연 가입, 한기총 탈퇴를 결정했는데, 이미 작년 96회 총회에서 전국의 12개 노회가 한기총을 탈퇴하자는 헌의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예장백석 총회(총회장 정영근)도 한교연에 가입하고, 한기총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전 총회장 유중현 목사는 한교연 전신인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으로 한교연 창립에도 깊숙히 개입되어 있었으며, 이번 교단 총회에서도 이 일을 위해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합신 총회(총회장 이철호)는 비공개 회의 끝에 한기총을 탈퇴하되 한교연 가입은 1년 후 결정하겠다고 결의했으며, 예장고신 총회(총회장 박정원)는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 상태를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한 주 전에 열렸던 예장대신 총회(총회장 황수원)에서는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 상태를 유지한 채 한교연 가입을 결의했었다.

왜 "보수 개신교계 양분됐다"는 평 받았나

특히 소속 목사였던 故 한경직 목사(영락교회)가 주도해 창립했던 한기총을 예장통합이 떠났다는 사실은 주목 할만하다. 보수 교계와의 WCC 관계 개선을 독려해야 하는 입장인 예장통합은 한기총 내 주도권 싸움에서 예장합동에 밀려버렸고, 이에 WCC에 우호적인 새로운 교계 보수 연합단체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 전 총회장 박위근 목사는 최근 총회 석상에서 한교연 설립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기총은 정리하고 한교연으로 새 출발하자"고 말했다. 또 "가능하다면 앞으로 NCC까지 포함해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하나의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발언해 그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예장백석 총회는 그 동안 WCC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지난 2011년 초 "사회복음주의와 종교다원주의 및 혼합주의 등 몇 가지 신학적 문제를 개선한다면 WCC의 한국 총회 개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식으로 조건부 협조를 다짐해 관심을 모았던 적도 있다.

결국 WCC를 반대하는 예장합동은 한기총에 잔존했고, WCC를 주도했던 예장통합을 중심으로 WCC에 우호적인 예장백석 등이 한교연에 참여했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예장합신도 한기총 탈퇴를 결의하고, 한교연 가입에 가능성을 열어뒀으며, 예장고신은 비록 행정보류이지만 한기총에 남았다.

복음적인 교회연합운동, 분열로 힘 잃을까

눈에 띄는 것은 "한기총이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던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있다해서 탈퇴와 결성을 번복한다면 교회의 연합기구는 계속 분열해 상당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한 예장고신 총회의 '한기총 탈퇴 건에 대한 대책연구위원회' 보고서이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교계에는 진보적 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보수적 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CCK)가 있는데, 한기총 내부에 문제가 있다 하여 탈퇴하거나 제3의 기구를 조직하여 참여한다면 결과적으로 보수적 복음적인 교회연합운동에 분열을 초래하여 복음적인 교회들은 힘을 잃게 되고, 대정부와 대사회 및 대비정부기구에 대하여 우리의 입장을 천명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주도권도 상실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계 한 관계자는 "세간에는 한기총이 금권선거 혹은 이단 등의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겉으로 드러난 명분상의 이유일 뿐 이면적으로는 신학적이고도 교권적인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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