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교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 중 한 명이 난우초등학교 시간강사로 밝혀진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난우초등학교에 마련된 이동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체온을 재고 있다.
왕성교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 중 한 명이 난우초등학교 시간강사로 밝혀진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난우초등학교에 마련된 이동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체온을 재고 있다. ©뉴시스

수련회나 찬양 연습 등을 통한 최근 수도권의 교회 내 집단 감염은 식사나 노래 부르기 등 침방울이 발생하는 일상 모임에서 언제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특히 10명 내외 소규모 모임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잇따르는데도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 노력말고는 정부 차원에서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아 방역당국 고민이 커지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사이 새로 확인된 집단감염은 7건이다. 이중 해외 유입 사례인 러시아 선원 감염을 제외하고 6건이 국내에서 발생했다.

23일 인천에서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 부근 자동차 모임부터 경기 이천시 소재 쿠팡 덕평물류센터,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 경기 안양시 만안구 주영광교회, 경기 성남 수정구 이웃모임, 경기 수원시 중앙침례교회 등이다.

이중 가족을 뺀 접촉자 가운데 아직 추가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쿠팡 덕평물류센터를 제외하면 왕성교회와 주영광교회, 중앙침례교회 등 3개 종교시설과 2개 소모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다만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중앙침례교회 사례 이외의 2개 교회 집단감염은 교인들이 다수 참석한 예배보다 소모임, 식사 등을 통한 전파에 방역당국은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24일 확진된 왕성교회 지표환자는 19~20일 경기도 안산서 대부도로 20명이 참석한 교회 MT를 다녀왔다. 마찬가지로 지표환자가 18일 참석한 찬양 연습을 한 20명 확진자들은 21일 4부 예배에도 참석했다.

그리고 통상 증상 발현일로부터 이틀 전부터 감염이 가능하다고 본다. 지표환자의 증상이 MT를 다녀온 이틀 뒤인 22일부터 나타났다는 점 등을 미뤄볼 때 MT가 감염 전파 연결고리가 됐을 가능성을 방역당국은 좀더 높게 보고 있다.

주영광교회와 관련해서도 26일 확진된 지표환자가 증상 발생(23일) 전후로 참석한 21일과 24일 예배 당시 1.5m 거리 두기는 이뤄졌다는 게 교회 측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그보다 교회 안에서 함께 식사를 한 부분 등을 중심으로 방역수칙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자가격리 중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한강 부근 자동차 모임도 같은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한강공원 주차장서 있었던 지난 15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모임보다 8일 인천 식당, 주점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모임에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모임은 20~30분이었고 확진자들 중 가장 증상이 빠른 사람은 12일로 한강 모임 이전부터 이미 증상이 있었다.

성남시 이웃간 모임과 관련한 확진자들은 야채 가게, 동네 슈퍼 등 일상 공간에서의 이웃 간 접촉 외엔 아직 추가 전파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짧게는 하루도 채 안 되는 시간부터 길어도 이틀이라는 시간 안에 추가 전파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첫 지표환자의 감염 경로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도 이들 사례의 공통점이다. 앞서 방문판매 행사 때 식사와 노래 부르기 등을 통해 다수 환자가 발생했듯이 이른바 '조용한 전파'가 밀집·밀폐·밀접 등 '3밀'을 갖춘 환경에선 그 규모와 시간, 접촉 횟수 등을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최근 사례가 보여준 셈이다.

이에 정부는 이태원 클럽과 인천 학원강사를 거쳐 집단감염이 확인된 뷔페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한 데 이어 중위험 시설로 분류했던 식당 등 음식점에 대해서도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식사시간 2부제와 식탁 간 칸막이 설치, 주기적인 환기 등을 강화하는 한편 칸막이 설치 등에 식품진흥기금 27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나아가 최근 종교시설과 관련해 소모임에서 주로 확진 환자가 발생한 점에 주목, 교회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하기보다 종교 모임에 대한 방역수칙 방안 등을 논의해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방역당국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 실행 방안을 마련했는데 대면 집합·모임·행사를 실내 50인, 실외 100인 미만으로 제한하거나 10명 이상 모임까지 금지하는 건 2주간 지역발생 환자가 50명 이상 발생하거나 100~200명 규모로 확산되는 2·3단계 때 가능한 얘기다.

그 전까지 소규모 집단감염을 막으려면 모임 참석자들 스스로 불요불급한 모임은 자제하고, 하더라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겸 복지부 장관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소규모 모임이라든지 이웃 간의 모임 같은 것은 공권력이 개입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각자들 국민 개개인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본인 스스로가 방역주체라는 확실한 의식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지켜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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