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사회학연구소와 굿미션네트워크가 지난 25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서울 영등포구 도림감리교회에서 ‘변화하는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네 번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매주 목요일 저녁 6시(마지막 세미나인 7월 2일은 오후 5시), 5주간에 걸쳐 진행 중이다.

이날 정재영 교수(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 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한국 개신교는 3대 종교 중 가장 늦게 전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많은 신자들을 확보하여 전체 인구에서 경이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며 “개신교의 성장은 60년대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고, 70년대에 산업화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과 발맞추어 한국 개신교는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급성장을 보이기 시작해 한국 교회는 선교 1세기 만에 전체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인구를 성도로 만들었고, 전국에 6만 개에 달하는 교회당을 세우게 됐다”고 했다.

이어 “작년 말에 발표된 인구센서스 결과에서 개신교는 급기야 우리나라 1위 종교로 등극했으나 이는 매우 의아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그 이유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등 주요 교단 통계에서 교인 수는 최근 지속적인 감소세로 보고되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공식 통계조사에서 개신교가 대표 종교로 나온 것은 기뻐할 일이나 단순히 교인 수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교회가 우리사회에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역할을 다하고 있느냐’라는 측면에서 평가해야 할 것”이라며 “전래 초기 한국 교회는 비록 그 수가 적고 교인 수도 적었지만, 남녀차별과 신분 차별을 철폐하며 사회를 앞서나가면서 선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성스러운 종교의 영역마저도 세속 가치에 매몰되어 교회에 대한 평가를 양과 수의 측면에서만 하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된다”며 “사회신뢰도 조사를 포함하여 많은 개신교 관련 조사에서 개신교가 공신력을 잃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고 했다.

이어 “그 원인은 개신교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개신교인들의 신앙과 삶이 일치되지 못하고 있으며 조직으로서의 한국교회도 사회에서 기대하는 올바른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것은 한국 개신교가 더 이상 기존의 성장주의 패러다임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성장주의 패러다임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든지 심지어는 다른 교회 교인이라도 우리 교회에 들어오기만 하면 된다고 여겨졌다”며 “이제는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와 소통하며 지역 사회에서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학의 관점에서 볼 때 교회는 본질 성격상 모두 지역교회(local church)이기도 하지만 사회학적으로 보면, 교회 역시 교회가 터하고 있는 지역 사회에서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기업, 주민 등과 더불어 지역 사회의 주요한 구성원이다”며 “교회는 그 지역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을 가진 개인들로 이루어진 것이며, 이 사람들을 위하여 세워진 기관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그 지역사회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교회 실존의 근거가 바로 지역사회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와 지역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점에서 교회는 지역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최근 마을에 대한 교계의 관심이 많아진 것은 일면 환영할 일이다”며 “사회에서 공신력을 잃어버린 교회가 무엇보다도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참된 종교로서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특히 “지역 활동가들은 마을에 대한 교회의 관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며 “교회에게 마을은 그동안 전도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고, 이러한 관점에서 마을은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대상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마을에 대한 교회의 관심은 전도의 수단이자 방편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사회봉사는 단순한 시혜 행위도 아니고 복음전도의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이웃사랑의 실천이고, 인격과 인격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함에도 한국교회는 이 부분에서 진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이러한 점 때문에 시민 사회에서는 교회의 지역사회 참여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원론식의 패러다임에서 공동체에 대한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교회 역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교회가 지역을 공동체화 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가 참여하는 다양한 지역공동체 운동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갖고 그 활동을 통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한 방법 중의 하나는 참여하는 교회가 개별 활동을 하기보다 가능한 대로 많은 교회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정 교회가 지역 공동체 활동에 홀로 참여하기보다는 지역에서 이 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만한 다른 교회를 물색하여 협력 사업을 벌이는 것이 보다 효과 있는 방법이다”고 했다.

그는 “운동의 지속가능성 역시 중요하다”며 “교회를 개척해서 2, 3년 유지하기 어려운 것만큼이나 지역공동체 운동을 지속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운동을 전도의 유용한 방법으로 여기고 시작했다가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그만 두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진정성을 갖고 이러한 활동을 장기간 지속하게 될 때 결국 그 진심이 전달되고 교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전도의 문도 열리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지역공동체 운동을 당장의 교회 부흥의 수단으로 삼기보다는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여기고 이 운동에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이 운동에 관심 있는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합기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며 “ 이 운동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고 독려를 함과 동시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필요에 따라 자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시민 단체와도 협력하여 지역사회 협의체를 구성하여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지원할 수 있는 중간 지원 조직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제 한국교회는 지역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며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역에 대한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것은 지역 주민들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함이다”고 했다.

아울러 “뜻을 같이 하는 다른 교회나 시민 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며 “그렇게 될 때, 시민 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지역 사회가 기독교의 가치를 지향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교회의 공신력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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