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엘파소 총기난사 사건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 캡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지난 3일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El-Paso)에서 21세의 백인 청년이 대형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20여명이 사망했다. CNN, 뉴욕타임스(NYT) 3일자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용의자가 엘파소에서 650마일(약 1,046km) 떨어진 앨런(Allen) 도시에 살고 있는 Patrick Crusius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두고 “백인우월주의에 입각한 히스패닉 증오 범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Patrick Crusius는 사건을 저지르기 전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란 제목의 성명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가 원주민(natives) 일자리를 뺏고 있다’, ‘히스패닉이 텍사스 지방과 주 정부를 장악하고 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총기 사건이 발생한 엘파소(El-Paso) 지역은 멕시코 접경 부근에 위치해, 인구 68만 명 중 80% 정도가 히스패닉이다.

영국 크리스천 투데이 4일자 보도(현지 시각)에 따르면, 히스패닉 기독교 연합회(Hispanic Christian Leadership Conference)대표 Samuel Rodriguez 목사는 “우리 히스패닉 공동체는 히스패닉 지역사회를 노린 엘파소 테러 사건을 두고, 깊이 애통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할 것”을 당부했다.

또 Samuel Rodriguez 목사는 “사실에 입각한 접근으로, 포용적 이민자 정책을 시행해 달라”며 미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호소했다.

아울러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자들에게, 미국 사회의 이민자 정책에 대해 정치색을 탈색시켜 달라”며 “인종 분열적 정치 발언을 삼가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히스패닉 기독교 공동체는 더욱 깨어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하나님께서 인종 문제로 분열된 이 나라의 깨어진 마음을 싸매어 주시고, 이웃을 좀 더 사랑하는 마음을 미국에 부어달라고 기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엘파소의 총격 사건은 비극일 뿐만 아니라 매우 비겁한 행동”이라며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데에는 어떤 변명이나 이유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는 “멜라니아와 나는 깊은 슬픔의 마음으로 텍사스 주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그의 인종 차별적 발언이 이번 사건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재선을 위해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의원들에게 인종 차별적 공세를 펼쳐왔다. AP 통신 3일자 보도(현지시각)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을 두고 “백인 남성의 보수적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인종적 적대감을 내세운 재선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P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CNN 4일자 보도에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베토 오로크는 “멕시코인들을 강간범, 범죄자라고 부르는 대통령의 발언 탓인지, 최근 3년 동안 인종 차별적 증오범죄가 증가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엘파소는 베토 오로크의 고향이기도 하다.

텍사스 주지사 Greg Abbott는 이번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지역 사회의 연합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 텍사스 지역 사회는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 구성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총격 사건으로 분열된 지역 공동체의 연합을 위해, 매일 매일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 목소리 높였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기규제 강화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행동에 나서 총기폭력을 끝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공화당은 미국인 대다수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총기협회를 기쁘게 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규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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