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정보센터
폴란드 크라코프 지역 주말 시장에 나와 물품을 살펴보는 북한 노동자 2명 ©북한인권정보센터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23일 한국프레스센터19층에서 "북한 밖의 북한"이란 주제로 북한 해외노동자 현황과 인권실태(몽골, 폴란드 지역)를 조사해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먼저 이승주 연구원(NKDB)은 "몽골, 폴란드 북한 해외노동자 근로현황"에 대해 조사 발표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모든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과 예산의 한계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판단, 아시아 지역 가운데 몽골과 유럽 지역 가운데 폴란드를 우선 조사대상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몽골에 대해 “남북한 동시 수교 국가이면서 몽골의 남북한에 대한 관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중국, 러시아와 접해 있기 때문에 몽골 북한 노동자에 대한 문제 해결 노하우는 향후 중국과 러시아 지역 북한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조사 대상 국가로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원은 폴란드에 대해 “구소련 시절 북한과 사회주의 형제국가로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현재 EU가입 국가 중에서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고 있는 국가는 폴란드와 말타가 유일하다"고 말하고, "폴란드는 구사회주의를 경험하고 현재 EU에 가입된 국가 중 유일하게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해외 노동자 인권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여 진다"면서 "폴란드는 구사회주의 국가, 북한과 밀접한 외교관계 유지, EU가입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우선 조사대상 국가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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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북한인 노동자 거주지.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승주 연구원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무기 수출 등이 어려워지자 자국 노동자들을 해외로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히고, "북한 노동자들은 과거 40여개 국가에 파견되었으나, 현재에도 20여개 국가에서 5만 명 이상이 외화벌이를 위해서 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 규모는 계속 증가추세이며, 10만-20만 명 규모로 추정하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더불어 "북한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선진국형 노동시장이 아닌 후진국형 노동시장을 갖고 있으며,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 기준 등이 명확하게 적용되지 않는 국가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북한 당국은 북한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국제적 기준의 노동 및 인권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노동자를 가장 많이 파견하는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이며, 중국의 북한 노동자는 2만 명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지난 해 7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서만 4만여 명의 북한인들이 산업 연수 비자를 받아 일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주로 재봉사와 기술자, 건설 또는 광산 근로자들로,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월 200~300 달러의 급여를 받으면서 북한 당국에 연간 약 2천 달러를 송금해야 하며, 이 때문에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월 5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경우 잇단 벌목공의 인권문제 제기로 많은 이슈가 되었던 지역이다.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는 중국의 규모와 비슷하며, 20,000여명 규모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기후와 근로조건 등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이 연구원은 "사업 영역의 범위가 넓어 관리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현장 이탈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수의 노동자가 숨어 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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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일하는 북한 여공의 뒷 모습. ©북한인권정보센터

두 번째 발표를 한 윤여상 소장(북한인권기록보존소)은 "몽골, 폴란드 북한 해외노동자 인권실태와 책임규명을 위한 정책제언"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먼저 북한 당국을 향해 ▶파견인원 선발과정의 공정성 확보 ▶선발 전 안내 교육의 실시 ▶노동계약서 작성 및 임금 실지급 ▶근로조건 개선 및 해당지역 노동법규 준수 ▶산업재해 보험가입 의무화, 실제 적용 ▶현지 임의 구금시설 폐지 ▶본국과의 통신, 서신, 송금 자유화 ▶현지 이동 및 거주 이전 자유화 등을 요구했다.

폴란드와 몽골 정부를 향해서는 ▶북한 노동자 사용기업의 계약사항 점검 ▶북한 노동자의 노동계약서 작성 및 준수여부 점검 ▶북한 노동자 작업 현장의 근로 및 생활환경 점검 ▶북한 노동자에 대한 반인권 행위 단속 및 점검 ▶몽골과 폴란드 노동법규 적용 및 준수 점검 ▶미지급 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수립 ▶국가인권위원회 및 옴부즈맨 제도 개입 ▶현지 지식인과 시민단체를 통한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운영 지원 등을 요청했다.

더불어 유엔과 EU 및 한국, 그리고 NGO를 향해서는 ▶북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국제인권규약 및 노동권 준수 촉구 ▶북한 해외 노동자 인권침해 사례 조사 및 모니터링 ▶북한 해외 노동자 인권문제 유엔 및 국제기구 안건 제기 ▶북한 당국에 대한 해외 노동자 문제 해결 촉구 및 압력 ▶북한 해외 노동자 임금의 타 목적 전용 방지 ▶북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국제 NGO의 감시 및 활동 강화 ▶폴란드와 몽골의 북한 노동자 문제 해결 노력에 대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두 사람의 발표 외에도 김진호(경향신문 선임기자) 김규남(폴란드 바르샤바국립대 국제관계학연구소 박사) 타렉 체니티(UN북한인권 서울사무소 부소장) 백범석(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발표했다. 개회사는 김웅기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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