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억원대 횡령과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 이사장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측에 수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수백억원대 횡령과 세금 포탈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한예진) 이사장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측에 수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검찰에 따르면 김 이사장의 횡령 및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는 최근 한예진 전 경리직원 최모(37.여.구속기소)씨로부터 "2007년 11월 김 이사장의 지시를 받고 현금 2억원을 인출해 박스 2개에 나눠 담은 뒤 이를 다시 김 이사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을 협박해 10억원대 식당 건물 소유권을 받아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씨는 한예진 경리직원으로 오랫동안 일해 김 이사장이 횡령한 자금의 흐름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최씨는 검찰에서 "김 이사장과 그의 동생이 (현금 2억원이 든) 박스를 어디론가 가지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씨는 "김 이사장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조건으로 이 의원에게 2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인출한 2억원을 이 의원에게 공천헌금 등으로 준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자료사진)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김 이사장이 실제로 정치권 진출을 꾀했다는 점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실세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공천헌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검찰은 김 이사장의 동생도 불러 당시 현금을 누구에게 전달했는지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이사장 동생의 수첩도 확보해 분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청주 흥덕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으며, 2007년 한나라당 부설 정치대학원 과정을 수료하는 등 정치권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왔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2억원을 어디에 썼는지에 대한 최씨의 진술은 없다. 김 이사장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이 의원 측에 돈이 갔다고 할 만한 증거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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