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교계 저명 신학자들이 분단 70년을 앞두고 '통일'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15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반도 분단 70년과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제3회 공개강연회'를 개최했다.

보수적인 입장에서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는 "선진사회적 자유민주통일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오늘날 아랍국에서도 민주화 바람이 일어나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반도의 분단도 70년 이상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분단이 고착화 되어 북한 동포들이 주체 왕조 체제 속에서 비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버려두는 것은 민족적 비극"이라며 " 남북의 상호대화와 협력을 통한 통일의 길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길"이라 주장했다.

김 박사는 먼저 통일지상주의와 통일무용론 둘 다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인간 존엄을 중요시 해야한다"면서 "탈(脫)이데올로기 시대인데, 민족공동체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념적 대립과 갈등이 지나가고, 시민 정신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협력과 교류를 통한 점진적인 남북관계의 변화를 강조하고, 국제 협력의 네트워크 안에서 민족공동체를 형성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북한에 하는) 인도적 지원의 비군사적 전용 가능성 배제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그러한 인도적 지원은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봤다. 더불어 "북한주민의 인권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한국정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통일의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과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하고, 10년차 계루된 북한주민인권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효율적인 실행을 요청했다. 특히 북한 지하교회를 지원하고, 탈북자가 제대로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변 정세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통일은 단지 남북한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한국전에 참가한 중국과 소련, 그리고 이웃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도록 설득하고 이러한 네트워크를 역동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영한 박사는 "인간 역사를 불가항력적으로 움직이고 계시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섭리의 손에 따라, 통일의 날은 정권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작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통일의 강력한 염원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한국교회는 통일을 위해 연결고리와 화해자, 기도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올해 2015년은 한반도가 분단된지 꼭 70주년이 되는 해"라고 말하고, "한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우리들은 이 해를 전후로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바벨론 포로에서 복귀를 허락하시도록 간구하고 이에 상응하여 평화통일운동에 정진(精進)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엄청난 한반도 경제 번영과 동북아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분단비용은 끝 없이 들어가나 통일비용은 독일 통일에서 보는 것처럼 엄청난 생산효과(남한의 경제 성장, 북한의 경재 개발, 동북 아시아 개발,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를 가져 온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주지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그는 "21세기 한반도의 통일은 새로운 '선진 통일국가의 창조'"라고 말하고, " 그것은 이데올로기를 너머서 '정의가 물같이 공법이 하수같이 흐르는 사회'로, 통일한국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 정의와 사랑이 서로 만나고, 인권과 평등이 구현되는 나라"라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정의와 사랑으로 집약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 이를 교회적 그리고 신자 개인의 삶을 통해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적인 입장에서는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가 "하나님의 평화"(빌4:17)를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그는 먼저 "평화에 대해 다시 묻고 평화의 '깊이'와 '넓이'와 '시제'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던지고, "평화에 대한 인간의 이해와 처방과 상상은 한계를 드러냈고 이제는 진심으로 "이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은 그리스도의 평화"(요 14:27) 그리고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화"(빌 4:17)를 전심으로 간구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 했다.

장 교수는 "기독교 평화운동은 이제 '국가건설'(state-building)보다 '국민형성'(nation-building)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지금부터 성실하게 준비하는 것이 평화통일의 깊이를 더하는 일"이라 주장했다.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평화통일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한 그는 '평화적 통일'에 관한 교육과 '평화와 통일'에 관한 교육 두 가지를 강조했다. 평화적 통일에 대한 교육은 "통일의 방법이 반드시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나누는 교육"을 말한다. 더불어 '평화와 통일' 교육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동아시아 전체의 항구적인 평화와 하나"를 갖고 온다는 사실을 인지시키고, "크리스천으로서 우리가 추진하는 평화교육은 '이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은 그리스도의 평화'(요 14:27) 혹은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화'(빌 4:7)라는 성서의 평화, 즉 샬롬(shalom)을 가르치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장 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평화운동은 세계교회 및 시민사회의 평화운동과 발을 맞추며 '지구와의 평화'까지 추구하는 넓은 국제적 지평을 가진 것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앞으로의 희망사항이 아니라 현재의 삶으로 평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우리의 평화운동은 거시보다는 미시, 제도보다는 사람, 그리고 특별한 사건보다는 일상을 강조하는 생활 속의 평화운동, 문화 속의 평화운동이 되면 좋겠다"면서 "인류의 역사는 도덕적 지평의 확대의 역사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이제 그것은 지구라는 이 행성 위에 우리와 함께 살면서 인간의 폭정과 학대에 시달리는, 같은 하나님의 피조물인 동물들에게까지도 확장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남북통일에 대해서 장 교수는 "올해는 광복 혹은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로 무려 70년간이나 우리는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하에서 살았는데, 그 사이 지속적으로 커진 남북한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일은 앞으로 긴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일 것"이라며 "분단이 70년이라면 진정한 내적 재통일을 의미하는 '국민형성'에는 그 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이야기 했다. 그는 "이 일은 결코 한 세대가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야 할 과제"라면서 " 70년의 분단은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우리는 이러한 민족의 상흔을 치유하는 평화의 사람들,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peacemakers)이 되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장 교수는 남북평화통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본원칙을 이야기 했는데, 먼저 "제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추진하는 일이라도 통일의 동반자인 북녘의 형제자매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나의 운동과 사업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그는 통일이 평화를 위한 것이고 평화가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원칙을 강조했으며, 셋째로는 "우리가 이루어야 할 남북의 통일은 사반세기 전 이루어진 동서독의 통일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질적으로 다른, 무언가 새로운 문명을 길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 했다.

한편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는 두 사람의 강연에 대해 각각 강경민 목사(평화통일기독교연대)와 서보혁 박사(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가 토론자로 수고하고,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종합논평을 전했다. 또 행사 전 강근환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의 사회로 열린 개회예배에서는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가 기도하고,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가 설교하며, 이장식 박사(한신대 명예교수)가 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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