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 제2회 공개강연회가 1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김영한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학술포럼위원장)의 사회로 강연회가 진행됐다.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1일 오후 4시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 제2회 공개강연회가 '가톨릭 신앙과 개신교 신앙: 교황 방한의 의미'를 주제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1층 소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와 바람직한 관계'를 주제로 발제한 김명혁 목사는 천주교의 특징으로 '수도원제도와 수도원주의', '스콜라신학' 등을 들며 중세의 대표적인 수도원주의자 성 프랜시스의 삶의 특징을 설명했다.

김 목사는 "제가 프랜시스를 존경해서 자꾸 이야기하면 제자들이 왜 프랜시스 이야기를 합니까 라고 할 정도이다"며 "한경직 목사님이 한경직 목사님 된것도 프랜시스 때문이 아닐까? 손양원 목사님, 강원용 목사님, 이동휘 목사님, 이중표 목사님 등에게도 깊은 감동과 감화를 끼쳤다고 생각한다. 한경직 목사님이 자주 부르시던 찬송가 33장도 프랜시스의 찬송가다"고 소개했다.

그는 "프랜시스는 가난을 아주 중요시한다. 그 다음 순교를 중요시하고 복종을 중요시한다. 또 성 프랜시스 삶의 특징은 버림, 청빈, 약함의 삶이다. 마지막에는 학문도 버린다. 그걸 보면 학문, 학문 하는 것도 문제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며 "가난을 애처로 고난을 선생님으로 삼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건 사랑이었다. 그는 모두를 사랑한다. 사람 중에서도 모슬렘들에게 가고 그 다음 이단에게 갔다. 또 모든 만물을 다 사랑했다"고 말했다.

▲김명혁 목사는 중세 로마 가톨릭 천주교의 특징 중 하나로 수도원 제도를 꼽으며 중세의 대표적인 수도원주의자로 '가난을 애처삼아 고난을 스승 삼았던' 성 프랜시스의 삶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프랜시스 삶은 저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예수님 닮은 가난과 죽음, 고난을 사모하며 누군가 위해서 제물되는 삶을 살 수 없을까 늘 생각한다"며 "중세 수도원 제도의 금욕주의는 현대의 자유분방한 세속주의적인 유행과 값싼 은혜에 치우치고 있는 개신교회가 본받아야 하고 지녀야 할 덕목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함세웅 신부는 가톨릭의 '수도원 제도'에 대해 "가톨릭 신학자들은 수도회에 대해서 비판한다"며 "프란체스코 성인이 돌아가실 때 '이건 내가 생각했던 것은 이닌데...'하고 크게 회의를 가지셨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체스코 성인은 원래는 평신도였다. 사제가 되면 교만해질까봐 사제 서품은 받지 않고 설교를 하기 위해 부제 서품을 받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사제가 안됐다"며 "그런데 그분이 돌아가시자마자 수도원이 깨졌다. 그도 돌아가시기 전에 이런 문제를 고민해서 수도원을 없애버려야되나 고민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또 하나의 제도가 된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신교의 다양한 분파현상이 수도원의 여러 분파로 나타난다. 수도원주의에도 헛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명혁 목사는 '스콜라신학'을 설명하며 "중세 가톨릭 신학의 가장 유능한 대변자요 13세기에 스콜라 신학을 가장 크게 발전시킨 신학자는 토마스 아퀴나스이다"며 그의 신학적 과업을 설명했다.

김 목사는 "그의 신학적 과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신학을 종합하는 것이었다. 철학을 상당히 내세운다는 점에 있어서 조금 카톨릭이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믿음만 강조하는 우리들이 배울 수 있는 양면성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는 철학, 자연계, 이성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자연과 이성의 역할을 강조하며 제도적인 교회와 성례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스콜라신학을 신학적으로 비판할 수도 있으나 지나치게 '믿음만', '은혜만'을 강조하며 개교회주의와 분열과 분파로 치우치고 있는 개신교회가 긍정적으로 참고하여야 할 요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올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말하며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가족을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소회'를 주제로 발제한 함세웅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사람은 보통 머리로 생각하고 종합하며 입으로 말한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슴과 심장, 마음으로 말해야 함을 우리 모두에게 새롭게 일깨워 주었다"며 "그분의 한국 방문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내내 이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또한 교황이 8월 18일 낮, 로마로 향한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공개했다는 자신의 가슴에 단 노란 리본에 대한 뒷얘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전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난 오후, 어느 분이 내게 와서 이 노란 리본을 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은 '고통 앞에서는 중립은 없다'라며 떼지 않았다고 했다"며 "교황님께 노란 리본을 그만 달았으면 한다고 말한 사람은 외교부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계를 언급하며 "1976년부터 아르헨티나 예수회 관구장 신부님으로 봉직하셨는데, 그때 많은 민주인사들과 학생들이 고문당하고 억울하게 죽었다. 특히 그분들과 함께했던 예수회 사제 두 분이 군부 독재자에게 끌려갔다"며 "그런데 그때 교황은 침묵하고 때로는 동조했다는 언론의 비판이 있었다. 물론 몇 해 뒤 아르헨티나 주교단에서 공식 사죄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개입 관권, 부정선거로 정부의 정통성 문제가 제기되고 민주. 통일 인사들과 평화와 화해를 선포하는 사제들을 향해 끊임없이 종북 논란을 일으키며 매도하는 반민주, 반평화 수구 집단이 강력한 권력을 장악한 한국사회에 대해 나름대로 교황 특유의 사목적 언급이 간접적으로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외 그는 고(故) 안병무 목사, 고 문익환 목사 등 개신교 지도자들과 교류했던 체험적인 이야기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운데)김명혁 목사는 "우리들의 위선과 교만의 죄를 통회 자복하며 기독교나 교파가 아닌 하나님 나라가 임하고 세워지게 되기를 바라고 기도하면서 제물 되는 삶을 살고 제물 되는 죽음을 죽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개신교와 가톨릭이 어떻게 하나님나라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김명혁 목사는 "성모마리아, 교황무오설은 조금 뒤로 하고 공통분모를 찾아야겠다. '회개하라'는 공통분모가 어떻겠나 싶다. '칭의론'을 말하고 아무리 세례를 받고 뭘해도 어거스틴도 성 프랜시스도 마지막에 더 처절한 회개를 했더라. 어거스틴은 열흘 동안, 프랜시스는 2년 동안 회개만 했다. 그리고 예수님 믿으면 구원 얻지만 하나 더 해야 할 것은 사랑이다. 개신교와 개톨릭이 맨날 울며 '아 나는 망할 죄인이다'하면서 예수님 믿고 구원 받아 사랑을 실천하도록 하면 이 땅에 사람들이 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본받고 예수님 믿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함세웅 신부는 개신교에서는 '칭의론'이라고 불리는 가톨릭의 '의화론'에 대해 설명하며 "세례 받으면서 완전히 모든 죄가 다 사해졌다는 것이다. 바르트를 통해서 배운 신학 이론은 루터는 인간의 죄성은 사해질 수 없다고 했다"며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 진정한 고백이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의화론도 이해해야하지 않을까? 개신교의 해석이나 가톨릭의 해석이나 다 일리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혜암신학연구소 소장 이장식(가운데) 박사는 "신교는 신약, 구약을 중시하는 문서주의적인 특징이 있고 가톨릭은 전통중심적이다"며 전통과 문서 중 어느 하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혜암신학연구소 소장 이장식 박사는 "지금 카톨릭을 종교개혁 이전의 가톨릭으로 생각하고 비판할 수는 없다. 또한 근본적으로 신교는 신약, 구약을 중시하는 문서주의적인 특징이 있고 가톨릭은 전통중심적이다. 전통을 무시하고 문서 중심으로만 나가서도 안되고 상호보완해야 한다"며 '성모 마리아'에 관한 문제를 꺼냈다.

그는 "성서적인 기록만 가지고 마리아를 숭배하게 된 것을 설명하게 되기는 곤란하다. 마리아에 대해서 바울은 언급이 없다. 성서를 가지고 마리아숭배론을 얘기하기는 곤란한다. 민간신앙이다. 마리아에 관해 부활승천까지 이야기가 나온 것은 초대교회부터 있었던 민간신앙이 전통이 된 것이다. 성서 전집이 생기기 이전에 어디서 시작됐는지 말하기 힘들 것 같다. 가톨릭에서는 규명했는지 모르지만..."이라고 말하며 또한 "교황의 무오설에 대한 가톨릭의 정의는 신앙과 도덕의 문제에 있어서 무오다. 이것 때문에 신부님 말씀한대로 수도원이 수백개가 있고 제도가 달라고 신앙과 제도에 있어서 교황이 가르치는 것을 따라가니 일치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가톨릭은 자연법을 강조했다. 인간의 타고난 마음 속의 법인 인륜과 도덕이다. '아들은 썩지 않고 하늘에 올라갔으니 우리 구주의 어머님도 하늘에 올라갔을 것이다. 어머니는 썩어지고 아들만 올라갔겠나'하는 생각이다. 자연법을 존중하는 가톨릭교회에 대해서 신교는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교황이 신앙과 도덕의 교훈에 있어서는 무오하다. 이점에 있어서 일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수도원 분열 있어도 그 점에 있어서 일치가 되는 것이다"며 "가톨릭의 교황무오설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신교는 그른 일치가 없으니 자꾸 재판소 가서 고소한다. 가톨릭은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때 가톨릭은 신교를 떨어져나간 가지, 말라죽은 가지로 보았는데 그 후에는 갈라진 형제로 보았다. 많이 달라졌다"며 "수도원도 둥치에 수없이 많은 수도원이 있듯이 신교도 루터, 칼빈에서 많은 가지가 생겨났다. 조그만 겨자씨가 심겨져서 큰 나무가 돼서 여러 새들 와서 집짓고 하듯이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장식 박사는 "차이가 어딨느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존중하고 왠만한 것은 이해하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 사회를 맡은 김영한 박사(혜암신학연구소 학술포럼위원장)는 "교리는 다툼을 일으킬 수 있지만 관용은 이해와 화목을 가져다준다. 교리적인 다름을 이단이다,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인정할 수 있는 성숙한 태도가 한국 개신교와 개톨릭에 필요하다고 본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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