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합니다. 사람마다 자기가 가꾼 포도나무 그늘, 무화과나무 아래 편히 앉아 쉬는 날을 약속대로 속히 허락하옵소서. 다시는 전쟁이 없고,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해방을 누리는, 평화의 동산에서 사랑을 나누게 되는 세계를 사모합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히 이 땅위에 실현되게 하옵소서. 모든 무기들은 농기구로 바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심령 속에 도사리고 있는 무기를 마가의 다락방 대장간에서 녹여 농기구로 만드셨습니다. 우리 심령 속 칼도 쳐서 보습을 만들게 하옵소서. 민족의 묵은 밭을 갈아엎어야 합니다. 이 민족을 회개시키는 쟁기가 되게 하옵소서.

민족 분단의 구조악에 동참한 죄를 회개합니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말씀을 어기었습니다. 민족의 밭에 하나님의 공의를 심게 하옵소서.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는 평화와 서로 입을 맞춘다."(시85:10)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나올 것입니다. 하늘에선 정의가 굽어봅니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게 하는 도구가 되게 하옵소서.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사랑의 복음을 심게 하옵소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실천하신 바로 그 화평을 실천하게 하옵소서. 탐욕과 욕심을 제거해 주옵소서. 포도나무 밑에서 평화를 누리는 그 날의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의롭고 공평하신 메시야가 평화로 다스리실 것입니다.

유월을 맞으면서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목숨을 잃은 이들을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렇게 바라던 나라를 아직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희생정신을 이어받게 하시고 나라 사랑을 실천하여 서로를 위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도록 힘을 주옵소서. 나라를 위해 바치신 충성과 사랑을 가슴속에 간직하겠습니다. 오늘도 용서의 어진 눈빛과 화해의 맑은 마음으로 남과 북의 한겨레가 소원합니다. 같은 땅, 같은 하늘 딛고 우러르며 하나 된 나라에서 살게 하옵소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 빛 속에 새롭다. 이 빛 삶속에 얽혀 이 땅에 생명 탑 놓아간다." 절망했던 만큼의 희망을 크게크게 키웁니다. 하나 되기 위한 아픔을 두려워하지 말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582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장로회신학대, 연세대, San Francisco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하였으며,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과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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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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