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 채영삼 교수

기독교를 정치 세력화하는 것은 결코 기독교를 돕는 일만이 아니다. 장로 대통령들이 나온 것과 기독교의 하락세가 일치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서구의 기독교 역사도 마찬가지다. 기독교가 세속 권력을 가질수록 타락한다는 것은, 이스라엘 역사나 서구교회사가 이미 확실히 증거 하는 바이다.

기독교의 힘은 세속 권력을 통해 법과 힘으로 무엇을 바꾸려하는 데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랬다면 주께서 마병과 칼로 정복했지, 십자가의 복음으로 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나는 동성애를 반대한다. 성경적으로 볼 때 명확히 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죄를 기념하고 확대하는 축제도 반대다.

하지만, 서울시가 동성애축제를 허락했다는 것 자체로서, 서울시장이 마귀는 아니다. 왜냐하면 동성애가 죄라는 것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믿음을 전제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타락한 이성으로, 동성애가 명확히 죄라는 것을 인정하기는 얼마든지 어려울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 원칙적으로 공직자에게서 찾아야 하는 것은 공평과 자비, 정직과 같은 '기독교적 가치'이지, '기독교적 신앙'이 아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쉽다. 시장이 불교인이라서, 공평성을 잃고 불교에 편향적인 정책을 펼친다면, 기독교인인 우리는 얼마나 힘들겠는가.

신약성경은, 로마 황제가 황제 숭배를 강요하고 그에 따른 도덕적 부패를 조장하는 축제들을 열었다고 해서, 황제나 공직자들이 행하는 '선을 권하고 악을 징벌하는' 정책마저 거부하고 비난하지 않았다. 도리어 순복하라 한다. 예컨대, 동성애 축제를 허락한 공직자가 하는 모든 정책이 전부 마귀 짓이라 보는 기독교인들은 신약성경이 요구하는, 세상 속의 교회가 행하여할 신앙적 균형을 잃은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신약성경 어디에서, 성도들을 동원해서 기독교인 출신 정치인이 로마의 정계를 휘어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요즘처럼 장로니까 전도사니까 총리해야 한다고 선거운동에 뛰어들라고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하다가 망한 것이 중세교회이다. 교황이 왕들을 주무르다가 흑암에 갇힌 역사이다. 기독교의 정치세력화는 곧 기독교의 부패를 뜻한다는 구약성경과 교회사의 교훈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공직자들에 대하여, 기독교 신앙의 기준으로 그들을 정치세력화하거나, 반대로 그들을 정치적으로 무력화하려 들지도 말자.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들에게 요구할 것은, 공의와 자비, 정직과 신뢰와 같은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가치, 그리고 책임이다. 그런 것이 있다면 유용한 공직자이고, 그런 것이 없다면 비록 신앙인이라도 나쁜 공직자이다.

사회는 교회가 아니다. 교회가 교회 안에서 서로에게 요구할 것이 있고, 세상에게 요구할 것이 따로 있다. 특징적으로, 세상 속에서 사는 그리스도인이 주변의 세상 사람들을 대해 가져야 할 태도는 일차적으로, '공경' 곧 '존중'이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세상 안에서 어떻게 빛이어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 너무 원색적이어서, 성경의 가르침에서 멀리 떠나 있다.

그래서 만일 동성애자들이 그들의 집회를 할 '권리가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신앙적으로나 정치적 강제에 의존하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반영하는 일반적 가치들로 설득하는 편이 유익하다. 예컨대 동성애가 미풍양속을 해쳐서 어린이들의 교육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나, 이를 홍보하는 학부모들의 반대 집회 같은 경우이다. 혹시 동성애자였다가 회개하고 돌아온 성도들의 실제적인 증언들도 도움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창조질서를 반영하는 사람들 속에 남아있는 양심이나 사회존속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일깨우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말씀에 비추어보면, 동성애는 근본적으로 하나님 없는 허무한 인간의 죄 된 모습들, 특히 우상숭배와 관련된 죄들 가운데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참된 사랑과 말씀 안에 있는 질서가 주는 자유와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진정 교회는 다방면으로, 동성애가 다른 죄들과 마찬가지로 치유와 회복의 대상이지, '그대로 인정하고 장려할' 삶의 패턴이 아님을 설득해 나아가야 한다.

분명, 복음의 능력을 상실한 교회일수록 정치세력화를 원할 것이다. 예수 믿어 세상을 얻는 것이 복음의 중심인 신앙이 바라는 그 끝이 정치적 권세이다. 하지만, 정치적 힘과 권력을 얻어 그것으로 쉽게 하고자 할수록, 교회의 타락은 가속화되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에서 복음의 생명력은 현저히 빠져나갈 것이다.

진정 교회를 사랑하고,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따르고자 하면, 세상 속의 교회가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가져야 할 태도를 마땅히 행해야 한다. 비록 깨어졌더라도 하나님의 형상인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 공직자들에게서 기독교인이라는 라벨이 아니라, 진실로 정의와 자비, 정직과 성실을 행하는 굳건한 성품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가 세상을 정치적 힘이 아니라, '복음의 능력,' 말씀이 가진 '진리의 힘,' 그리고 '십자가 사랑'의 선한 행실에서 나오는 진실한 설득으로 바꾸어가려 해야 한다. 정치세력화와 복음의 능력 사이에서, 교회는 어디로 가려는가.

"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뭇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왕을 공경하라."(베드로전서 2:12, 17)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

#채영삼교수 #채영삼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