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갖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미국인들에게 애도를 표명했다.

아베는 이날 '희망의 동맹으로'란 제목으로 약 45분 동안 진행된 영어 연설에서 "역사는 가혹하다"고 선언하며 "소중한 친구들이여(My dear friends), 나는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대신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사망한 모든 미국인들에게 내 영구적인 애도를 매우 정중하게 표명한다"고 말했다. 아베의 이 같은 언급에 미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아베는 그러나 합동연설에서 전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처럼 일본군 위안부와 과거 침략 역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사죄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담화를 계승한다며 "전쟁에 대해 깊은 반성(deep remorse)을 느낀다. 우리의 행동이 아시아 국가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겼다. 이로부터 눈을 돌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아베 뒤로 조 바이든 부통령(왼쪽)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2015.04.30   ©뉴시스

아베는 연설 후반에 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군사적 충돌로 항상 여성들이 가장 큰 고통을 당했다. 현 시대에 우리는 여성들이 결국 인권침해에서 자유로워진 세계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는 워싱턴 내셔널몰의 제2차 세계대전 국립기념물를 방문했다면서 "가슴 속 깊이 참회"하며 미군 40만 명의 희생을 되돌아봤다고 밝혔다.

아베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면서도 70년 전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선 미일 동맹관계를 환영하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강화"하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격렬히 싸운 적들이 정신적으로 맺은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역사의 기적이 아니라면 무엇이라고 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아베는 또 미 의원들에게 12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며 "우리의 아이들과 이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해" 이 협정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TPP는 법치와 민주주의, 자유의 공유된 가치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우리의 안보에 관한 것이며 장기적인 전략적 가치는 경이적이다.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공동의 리더십을 통해 TPP의 성공적인 결론을 맺자"고 강조했다.

아베는 아시아 영해를 거론, "자국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해선 안 된다"며 평화협상의 원칙 준수를 촉구했다. 그는 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한정적으로 용인하는 안전보장법과 관련해 여름까지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이날 합동연설장인 하원에 들어서면서 환하게 미소짓고 모든 방향에서 악수를 나눴다. 그는 미리 준비한 텍스트를 들고 매우 거친 영어 발음으로 연설했으며 미 의원들은 그의 연설 도중 자주 박수를 치거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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