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신학 단상' 은 평신도들의 신학적 소양 함양(涵養)을 위해 각종 행사 등에서 신학자 및 목회자들의 발제문을 뽑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11일 서울 종교교회에서 열린 생명신학연구소(소장 김명용 박사) '제32차 전문위원세미나'에서 발표한 대전신학대학교 최성수 박사의 발제문을 연재합니다. 마지막 편. <편집자주>

▲최성수 박사ㅣ대전신학대학교

■ 장치적인 특징에 따른 이해

◆쇼트와 앵글에 따른 지각 = 쇼트와 앵글이 영화적 인간 이해와 관련해서 갖는 중요한 의미는 영화의 욕망을 엿볼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이다. 영화 제작의 기본 행위인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의 결정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시나리오는 카메라의 위치까지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간혹 그런 경우도 있지만, 드물게 일어난다. 카메라 설정 및 그에 따른 효과는 감독의 생각과 개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현실에 대한 감독의 해석일 수 있고, 감독이 자신의 이념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 이처럼 영화를 감독예술로 만들어주는 것은 카메라 설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카메라 설정으로 영화의 의미 형성에 작용하는 각종 영상 효과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 설정은 대상과 관객의 관계를 정해주므로 관객의 지각 방식 역시 카메라 설정 방식에 좌우된다.

발라즈는 앵글과 카메라 설정을 "소설가에게 있어서 스타일 같은 것"이라고 했고, 이것을 통해 "창조적인 예술가의 개성이 가장 즉각적으로 반영"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모든 사물에서 사람을 닮은 형상을 드러내는 것이 카메라의 앵글과 설정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Segej M. Eisenstein)은 쇼트를 유기체에서 한 부분에 불과하면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에 비유했지만, 사실 쇼트는 한 장의 사진과 같다. 시간적으로는 카메라의 촬영이 시작되어 끊기기 전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촬영상의 최소 단위이며, 공간적으로는 현실을 일정한 거리에서 카메라로 프레임에 담아내는 작업의 기본 단위다. 영화를 분석할 때도 쇼트는 가장 기본 단위가 된다. 영화는 단 하나의 쇼트를 출발로 해서 1초에 24개의 쇼트(프레임)을 보도록 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 작품에서 다양한 쇼트를 사용할 수 있는 사실은 다른 어떤 공연 예술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영화만의 특징이다.

한편의 영화는 촬영 전 작업(pre-production)과 촬영(production) 그리고 후반작업(post-production)의 과정을 거치며 완성되는데, 달리 말하면 쇼트를 구상하고 쇼트를 찍은 후에 수많은 쇼트들을 편집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에이젠슈테인은 쇼트와 쇼트의 연결 및 절단을 통해, 곧 몽타주를 통해 관객은 단지 단편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이야기를 접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쇼트를 통해 서사구조에 필요한 장면을 구성하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영화다. 쇼트를 찍고 편집하는 목적은 이야기 구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쇼트가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할 때, 관객은 비로소 영화의 서사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추게 된다. 쇼트는 카메라가 인간을 지각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쇼트는 피사체와 카메라 혹은 렌즈 사이의 거리에 따라 변하면서 카메라의 시점을 보여주지만, 영화에서는 관객의 보는 행위를 유발하고 관객의 시간 및 공간 지각 행위로 작용한다. 쇼트의 시점을 통해 표현된 것은 "이미지에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즉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한 쇼트에서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보이는(들리는) 것과 보여주려는(들려주려는)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그 무엇이다. 양자의 긴장 관계에서 나타나는 것을 지각함으로써 쇼트를 이해한다. 그러므로 쇼트가 표현하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카메라의 지각 방식 곧 영화적인 지각 방식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보이는 것을 통해 암시되는 보이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히치콕은 "쇼트는 관객에 의해 즉각적으로 해독될 수 있어야 하고, 이미지를 해석하는 관객의 수고를 덜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쇼트의 변화는 지각의 변화를 가져온다. 예컨대 쇼트의 갑작스런 변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일종의 폭력을 느끼게 한다. 쇼트가 관객의 심리는 물론이고 대상 인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인간 이해와 관련해서 쇼트의 의미는 쇼트가 영화적인 지각을 실천한다는 사실에 있다. 왜냐하면 쇼트와 앵글은 관객의 시각을 주도하는데, 피사체의 이미지는 쇼트와 앵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쇼트는 현실의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일련의 선택(selecting)을 통해 만들어진다. 프레임에 들어가야 할 것과 밖에 두어야 할 것을 선택한다. 여기에는 카메라의 위치, 소리, 조명, 연기자가 고려된다. 앞서 말했듯이, 각종 선택을 통해 영화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한다.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프레임 안에 있는 것이 프레임 밖에 있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영화의 지각 행위를 살필 때나 영화를 이해할 때 프레임 밖이 갖는 의미를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쇼트 효과 가운데 이곳에서는 롱 쇼트(long shot)와 풀 쇼트(full shot) 그리고 클로즈업쇼트(close up shot) 효과만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 롱 쇼트에 따른 지각 = 롱 쇼트는 피사체와 함께 배경 전체를 프레임에 포착하는 쇼트다. 연극무대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프레임에 있는 것들의 위치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보통 설정 쇼트(establishing shot)이라고 한다. 영화의 처음 혹은 마지막 부분에 주로 많이 쓰인다.

롱 쇼트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먼 거리를 관찰하는 시점을 반영하지만, 단순히 인간이 아니라 상황 속의 존재 혹은 환경과의 관계에서 인간을 보여준다. 인간 자신이 아니라 '환경'과 '상황'에 초점을 두고 인간을 관조적으로 조명한다. 때로는 인간과 환경의 소통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호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단지 피상적인 인간관계를 강요받는 현대인들의 소외 상태를 강조하기도 한다. 롱 쇼트는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서 인간 외적인 요소의 의미를 부각시킨다. 롱 쇼트를 통해 인간은 중심이 아니라 전체 가운데 일부로 인지된다. 이뿐 아니라 낯선 공간을 사실적으로 만들어 주는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롱 쇼트는 주로 사실주의적인 영화에서 많이 채택된다.

◆ 풀 쇼트에 따른 지각 = 풀 쇼트는 롱 쇼트에서 거리를 좁혀 피사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경우다. 특정한 대상이 있는 풍경이나 서있는 인물을 프레임에 담는다. 일부의 풍경 혹은 인물의 전신을 지각할 수 있는 쇼트이다. 풀 쇼트는 기록과 재현에 대한 관심을 크게 반영한다. 영화사 초기에 롱 쇼트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된 쇼트다. 풀 쇼트는 감정적으로 소통할 관계는 아니어서 다소 거리감을 두고 볼 것을 기대한다. 롱 쇼트는 관조의 느낌을 주지만, 풀 쇼트는 좀 더 가까기 다가가 관찰하는 느낌을 준다. 풀 쇼트를 통해 자연의 풍경과 인물의 행위와 움직임을 표현한다. 특히 인물의 경우 동선을 보게 함으로써 사건의 진행 방향을 예상케 한다. 분위기를 정감 있게 보여주고 싶거나 촬영자의 위치를 분명하게 표현할 때도 사용한다. 모델 촬영에 많이 등장한다. 챨리 채플린이 가장 선호했던 쇼트로 슬랩스틱 코미디에 많이 사용된다.

◆ 클로즈업쇼트에 따른 지각 = 클로즈업쇼트는 단지 대상을 크게 확대해서 보여준다는 의미만을 갖지 않는다. 작은 것을 크게 보여주는 현미경이나 먼 것을 가깝게 보여주는 망원경적인 의미가 없진 않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벨라 발라즈는 카메라를 피사체에 근접시키면서 발견한 것으로 인간의 내면을 들었다. 이로써 클로즈업쇼트는 대상의 내면을 읽어내는 쇼트로써 서사 전개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이에 더하여 발라즈는 "클로즈업 쇼트는 삶에서 만들어낸 이미지를 확장시킬 뿐 아니라 그 이미지들을 더 깊이 있게 만든다...... 클로즈업 쇼트는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새로운 의미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클로즈업 쇼트은 보이지 않는 것 혹은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들의 진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클로즈업쇼트는 내용에 있어서 중요한 단서로 작용하는 상징을 표현하는 데에도 매우 적합한데, 앞으로 전개될 사건의 실마리는 종종 클로즈업쇼트를 통해 제시되기 때문이다. 클로즈업쇼트는 다양한 쇼트 가운데 영화적인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클로즈업쇼트는 감독이 표현하려는 것 혹은 쇼트의 의미를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하지만 배우의 연기에 크게 의존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 관객은 배우와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일이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영화 속 인간과 현실의 인간이 더 이상 구분되지 않게 된다. 클로즈업쇼트는 관객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계의 여러 측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또한 관객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에 거울에 있는 자신을 응시하는 것 같은 기능을 한다. 클로즈업쇼트를 통해 현실의 인간은 영화 속 한 인간으로 투영된다. 이것이 클로즈업쇼트가 애니메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다.

쇼트가 피사체와 카메라의 거리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데 비해, 앵글은 피사체에 대한 카메라의 상하 수평 위치 혹은 렌즈의 각도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앵글은 쇼트를 찍기 위해 피사체와 관련해서 카메라를 어떤 위치에 놓을지 혹은 어떤 각도로 피사체를 담아낼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것은 "선택된 소재에 대한 감독의 논평"에 따라 이뤄진다. 앵글의 변화는 곧 대상에 대한 감독의 평가와 해석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앵글의 변화를 통해서도 인간에 대한 지각 방식에 차이를 유발하고 또한 관객의 지각 방식은 물론이고 심리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위적인 성격 때문에 사실주의적인 전통에 있는 감독들은 앵글의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눈높이에 놓고 찍는 이유는 사실을 가장 잘 반영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의 세 앵글 가운데 하이 앵글과 로우 앵글은 감독에 의한 해석을 많이 반영한다.

◆ 아이레벨 앵글(수평 앵글)을 통한 지각 = 카메라를 눈높이에 놓고 찍는 가장 평범한 앵글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실주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된다. 관객의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에 관객은 영화를 통해 현실에 근접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사실 그대로라는 말은 아니다. 프레임 안과 프레임 밖이 구분되는 한 영화의 현실은 언제나 구성된 것이다. 눈높이에서 보는 것이 현실에 더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인간을 사실적으로 관찰하도록 해서 관객 스스로 해석할 수 있게 할 뿐이다.

◆ 하이 앵글(부감 쇼트)을 통한 지각 = 하이 앵글은 피사체보다 높은 위치에 카메라를 위치시킨다. 이 때문에 관객은 인물을 내려다보게 된다. 주종 혹은 상하 계급의 관계를 부각시킬 때 사용된다. 경멸하는 시선을 느끼게 하며 또한 무력하고 무능하며 자기비하의 느낌을 일으킨다. 지치고 고단한 현대인의 삶을 표현할 때 즐겨 사용된다.

◆ 로우 앵글(앙각 쇼트)을 통한 지각 = 로우 앵글은 피사체보다 낮은 곳에 카메라를 놓기 때문에 관객은 인물을 올려 보게 된다. 특별히 피사체를 중시하고 높은 가치를 부여할 때 많이 사용된다. 관객에게서 공포감, 경외심과 존경심을 자아낸다. 예컨대, 히틀러가 나오는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대개 선전용 영상이나 영웅주의를 묘사한다.

◆ 편집을 통한 지각방식 = 편집 역시 기계장치를 사용하여 이뤄진다. 편집은 영화제작의 후반 작업에 해당되며 쇼트를 연결하고 자르는 작업으로 몽타주라고도 불린다. 달리 말해서 편집은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쇼트들)을 영화의 주제에 따라 혹은 이야기 구성에 따라 유기적으로 조합한다. 단순한 조합이 아니라 분명한 주제 의식을 갖고 이야기의 통일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편집한다. 다양한 쇼트들을 유기적인 통일체로 조합하는 작업이다. 음악과 음향이 삽입되고 의미 구현에 부족하다고 여기면 쇼트를 보완하기도 하고 수정하여 삽입하기도 한다. 편집을 통해 쇼트는 씬으로, 씬은 시퀀스로 이어진다.

질 들뢰즈는 후반 작업이 아닌 촬영의 순간에도 편집이 이뤄진다고 보았다. 이는 카메라의 눈이 피사체를 향할 때, 피사체와의 거리 혹은 대상들의 간격 사이에서 선택이 이뤄지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편집은 쇼트들을 다양하게 조합함으로써 결정적으로 서사와 메시지 형성과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서사의 느낌과 분위기 그리고 서사의 의미가 변하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편집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영상이 보급되면서 편집이 매우 자유로워졌는데, 그에 따라 편집에 더욱 힘이 들어가고 있다.

편집으로 영화는 완성되고, 영화의 의미가 생산되지만, 의미 생산은 영화관 안에서도 계속 된다. 물론 편집이 잘 된 경우에 한에서 그렇다. 다시 말해서 쇼트와 쇼트의 연결 혹은 쇼트의 절단을 통해 감독은 자신이 의도한 의미를 구현하지만, 편집이 잘 된 경우 때로는 관객에 의해 새롭게 해석될 뿐만 아니라 또한 영화와 관객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의미가 불현 듯 모습을 드러낸다. 파생한다는 표현이 적합하겠다. 들뢰즈는 영화 속의 삶과 실제의 삶 사이에 위치하는 관객에게 일어나는 영화적인 경험 역시도 일종의 편집으로 여긴다. 편집에 의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편집이 제대로 되면 비록 눈에 보이진 않아도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드러나는 것들을 전달할 수 있다.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몽타주를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그것을 연상케 하거나 그것에 대한 생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편집은 영화의 명시적인 혹은 잠재적인 의미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며 일종의 창조 행위에 비유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질 들뢰즈는 영화를 철학함의 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또 영화감독을 철학자로 보았다.

영화적인 지각은 장치를 통해 이뤄진다 해도, 때로는 편집 과정에서도 지각 방식의 변화는 일어난다. 특히 시간과 공간에 대한 조작과 통제가 가능해지고, 더 나아가 이미지의 내용을 조작할 수 있다. 그래서 편집 자체를 "불필요한 시간과 공간을 제거하는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로써 시공의 압축이 일어나지만 때로는 편집을 통해 시공의 연장이 일어나기도 한다. 레프 클레쇼프(Lev Kuleshov)의 편집 실험이 말해주듯이, 쇼트에 내재해 있지 않은 의미와 정서가 쇼트들의 연결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이다. 어떤 쇼트들을 병치(juxtaposition)할 것인가에 따라 시간과 공간 지각이 달라지며, 지각되지 않는 것들이 인지되는 일이 일어난다. 이것은 몽타주를 다양한 맥락(구성, 움직임, 리듬, 반복, 내용)에서 혹은 다양한 방식(어트랙션, 대위법, 충돌)으로 병치함으로써 일어난다. 특히 에이젠슈타인은 관객의 경험을 구성할 수 있는 어트랙션(견인) 몽타주 개념을 발전시키고 또 영화적으로 구현하였다. 그에게 영화의 목적은 "계산 가능한 일련의 압력을 정신에 가함으로써 그 결과로 관객을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편집 행위가 갖는 위험은 몽타주 미학에 빠져 영화 서사의 지속성을 중단시키는 일이며, 또한 몽타주 과정에서 서사의 유기적 통일성을 깰 수 있는 이미지, 곧 사전에 계산되지 않은 이미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지 파생이 때로는 불가피하지만, 불필요하게 파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집 행위에서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주제다. 주제는 영화 전체 이미지에 해당되는데, 쇼트는 부분 이미지로서 전체에 참여한다. 쇼트와 쇼트를 결합하고 불필요한 쇼트를 잘라내야 하는 편집의 기준은 언제나 전체와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영화 서사의 주제는 쇼트에 선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촬영 작업을 지시한다.

영화 속 인간은 철저하게 서사의 의미 구현에 기여한다. 프레임에 담겨질 때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배우라도 일단 편집의 대상이 될 때는 의미 구현을 위한 소비적인 가치에 불과하다. 의미에 부합한 이미지가 아니거나 혹은 서사에 기여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편집된다, 곧 생략되거나 감추어지거나 잘려나간다. 이에 반해 편집을 통해 특정 인물을 부각시켜 인물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이처럼 인간은 영화에서 단순히 기록되거나 재현되지 않고, 편집을 통해 만들어진다. 김정운은 『에디톨로지』에서 편집을 통해 인간이 재구성됨을 주장한다. 영화적으로 창조된 인간은 편집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각종 미디어에 의해 소비된다. 주요 인물로 혹은 부수적인 존재로 등장하나, 단지 관객에게 감정적으로 소비될 뿐이다. 소비됨으로써 관객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른 한편으로는 편집 행위를 통해 창조자의 시각을 실천한다. <끝>

발제ㅣ최성수 박사(대전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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