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뉴시스

27살 연하의 여중생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사랑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40대 남성 사건에서 법원이 피해 여중생과 피고인 사이의 대화 내용을 직접 청취키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15일 여중생 A양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임신까지 시킨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으로 기소된 연예기획사 대표 조모(47)씨에 대한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여중생 A양과 조씨의 교도소 접견 대화 녹음파일을 법정서 청취키로 했다.

해당 녹음파일은 총 13시간 분량으로,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이 보유한 각각의 녹음파일을 비교해 중복되는 내용을 제외한 일부를 법정에서 재생한다. 조씨 측은 A양이 수차례 스스로 접견을 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조씨가 A양에게 접견과 서신 발송을 강요했다고 보고 있다.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직접 청취해 양측 간 엇갈리는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조씨 측 변호인의 요청으로 A양이 사용하던 태블릿PC와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이에 대한 감정촉탁을 의뢰하기로 결정했다.

조씨는 2011년 자신보다 27살 어린 여중생 A양을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만났다. 조씨는 이후 연예인 얘기를 하며 자신의 차량으로 A양을 데려가 성추행하는 등 이듬해 5월까지 상습적으로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이 과정에서 A양이 가출하도록 유도해 한 달가량 동거를 한 혐의도 받았다. A양은 이 과정에서 조씨의 아이를 임신하기도 했다.

조씨는 재판 과정에서 "A양과 결혼을 전제로 연인 관계를 이어왔다"며 성폭행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1, 2심 재판부는 조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배척하고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A양이 성폭행을 당하고도 조씨를 만난 점 등을 근거로 지난해 11월 무죄 취지로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 다음 공판은 다음달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여중생연예기획사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