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 시민들이 이날 참수 주장 영상이 공개된 기독 언론인 고토 겐지(47)를 추모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피랍된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後藤健二) 씨가 결국 참수당한 것으로 1일 전해진 가운데, 그에 앞서 참수된 또다른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42·湯川遙菜) 씨의 아버지가 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날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카와 씨의 아버지 유카와 쇼이치(湯川正一) 씨는 고토 씨가 참수당했다고 주장하는 IS의 영상이 공개된 이후 가진 일본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고토는 선하고 용감한 인물이다. 그는 내 아들을 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이런 일은 너무나 슬프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탄식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프리랜서 언론인으로서 세계 분쟁 지역의 참상을 알려 온 고토 겐지 씨는 지난해 10월 말 자신에 앞서 IS에 피랍된 유카와의 정보를 얻기 위해 시리아로 들어갔다가 실종됐다.

고토 씨는 또한 IS가 장악한 지역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도하고 싶다는 말을 현지인 가이드에게 남겼다.

그는 특히 분쟁 지역의 참혹한 현실 속에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행복을 되찾아 주는 일에 지대한 열정을 쏟았으며, 이들의 삶을 영상에 담아 세계에 알리는 일에 힘썼다.

특히 2005년 출간된 저서에서는 내전으로 폐허가 된 시에라리온 어린이들의 고통을 전하고 이들에게 평화를 되찾아 주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고토 씨를 위한 추모의 물결이 일본 전역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특히 어린이들의 평화를 염원했던 그의 뜻 역시 함께 기억되고 있다.

그의 어머니인 이시도 준코(石堂順子) 씨 역시 "겐지가 죽었다. 마음이 찢어질 듯하다. 아무말도 나오지 않는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지만 "내 유일한 희망은 전쟁과 가난으로부터 어린이들을 구하려 했던 겐지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토 씨는 평소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람들을 껴안는 일"이라고 불렀으며 "사람들을 껴안음으로써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들이 무엇을 바라보는지, 그들의 고통은 무엇이고 희망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해 왔다.

그를 위해 마련된 페이스북 페이지 'I AM KENJI'에는 그가 기독 언론인으로서 전하고자 했던 것은 "사랑"이라는 추모의 메시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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