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권 박사는 심리 치료에 있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함께 있으며 힘들어하는 이들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오상아 기자

12일 안산제일교회(담임목사 고훈) 1층 가나홀에서 '세월호 참사 정신적 외상 극복을 위한 대화마당'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안산 지역 교회 교역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심리치료적 접근'을 주제로 강연한 심상권 박사(한국전문심리치료원 원장)는 "제가 70년대 초 상담을 처음 배울 때 간 곳이 미국 정신과 병동이었다"며 "9개월을 인턴으로 일 했는데 그때 저는 저에게 말하라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깨닫고 보니 '가 있으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제일 중요한 것 은 임재이다. 먼저 같이 있어야 한다. 임재 목회가 있어야 한다"며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하늘에 계셔서 우리를 구원을 시키지 왜 말구유에 내려오렸나? 그것은 인간의 고통에 현존하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치유하기 위해서 먼저 해야할 일은 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심 박사는 "근원적으로 불안한 것이다. 그들을 안정시켜주려면 옆에 사람이 같이 있어줘야한다. 현장에 현존해 주는 것이다"며 "같이 있어줄때 신뢰감을 쌓게 되고 의존하게 된다. 그때에야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어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힘드시면 연락하세요' 이것이 방법이 아니라 먼저 가야 한다"며 "이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다른 분야에서는 극히 드물다. 사회복지사가 가능하고, 의료모델, 일반상담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목회자와 교인들은 갈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다"고 했다.

심 박사는 "범국민이 다 시달리고 고생하고 있다"고 말하며 다시 한번 "'상담한다', '치료한다' 이러지 말고 같이 있어주며 돌봄으로 시작하라"고 했다.

덧붙여 "같이 있어주며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도와주고 시작하라. 치료나 상담은 그 사람이 정신 차렸을 때 하는 것이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위기관리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청 사역'이 필요하다며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듣는 것이다"며 "신학교에서는 말하는 것만 가르쳐주고 듣는 것을 교육을 안시켜줬다. 수십년동안 상담 훈련을 시키며 우리가 경청장애가 있는 것에 놀란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그 정신과병원에서 훈련 받을 때 가서 현존하며 그들의 아픔을 들으라는 것이었고, (보고서에는)들은 것을 적어내라는 것이었다"며 "예수님도 30년간 이스라엘 백성들의 그 아픔과 고통을 경청하신 것이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심 박사는 "치유적인 경청이라는 것이 내용을 들으면 안 되고 느낌을 들어야 한다"며 "남자분들은 느낌의 경청을 잃어버렸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담자보다 말을 많이 하면 그 상담은 틀린 것이다. 내담자에게 말을 많이 하게 해서 듣는 것이다"며 "듣는 것은 존중이란 뜻이 있고 (내담자의 스트레스를)해소하는 기능이 있다"고 했다.

덧붙여 "이게 은혜이다"며 "(내담자가 말을 하며)억눌렸던 감정을 말로 한다는 자체가 자유로워지는 것이라 해방감을 느낀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말하고 났더니 속이 시원하네요. 그게 바로 치유적인 것이다"며 또 "말하다 보면 자기가 대답을 찾는 통찰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심리치료란 근원적으로 듣는 것이 2/3다. 개입은 1/ 3밖에 안된다"며 "(내담자가)반복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충분히 경청이 안됐다는 것이다"고도 언급했다.

마지막은 '치유적인 언어'라고 말했다. 심 박사는 "감성적인 말, 긍정적인 말이 쉽게 말해 치유적인 언어이다"며 "긍정적인 말을 하면 소망감을 주고 자긍심 일어나게 된다"고 했다.
또 "더 근원적인 것으로 치유적인 말일수록 짧아야 한다. 말이 길수록 치유적인 효과가 없어진다. 설명이 길수록 효과가 없어진다. 간단명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안산 지역 성도 여러분과 교역자 여러분들이 탈진 상태이다"며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쉬는 것이다"며 푹 쉬라고 말했다.

또 "영양가있는 음식을 먹으라. 이것은 기본이다"며 "교역자님들이 자기관리를 할때 장기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위기상황에서 교회는 콘트롤 타워다"며 "교회는 치유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집단이다. 비록 모두가 상처를 받았지만 그리스도의 부활의 공로로 치유를 얻어 동시에 치유자가 되는 교인들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심 박사는 "지금 죽음이 큰 이슈인데 죽음이란 문제는 목회자, 교회만이 다룰 수 있는 문제다"며 "300여명이라는 아까운 생명을 잃어서 '두렵다, 두렵다, 힘들다, 힘들다' 하는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 하면 밑바닥에는 죽음이 두렵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죄책감의 문제에 대해서도 성경이 어떻게 대하느냐. 그 다음에 분노나 수치심 등 이 세월호에 의해서 일어나는 감정들에 관한 설교를 하시면 말씀의 치유가 될지 모른다"고 조언했다.

이외 이날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목회자로서, 교사로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목회적 돌봄의 접근'(오성춘 목사/광장교회 원로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초빙교수), '세월호 참사의 정신의학적 측면에서의 의미이해'(이윤주 박사/정신과 전문의, 이화여대 겸임교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나타나는 유형별 증상과 자살예방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유형별 증상, 자살예방'(김정선 박사/정선심리상담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 강의가 진행됐다.

또 마지막에는 질의응답 및 패널토의 시간이 진행됐다.

"주변에 이 사건과 연관된 분들이 많아 침체가 된다"며 "심리 관련 설문지 체크를 해봤더니 위험수위더라"며 어떻게 해야하냐는 한 목회자의 질문에 이윤주 박사는 "몸의 반응이나 신체적 피로감, 악몽이나 좋지 않은 이미지 등이 떠올라 정상적 생활을 하지 못한다면 의도적으로 노출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며 "노출되면 거기에 끌려가고 그것이 나를 주장하는 매커니즘이 작용해 자기 컨트롤이 안되는 부분이 되니 억지로라도 차단을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이 박사는 "가족끼리 많이 위로하시고 신앙적으로 대화하는 시간들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필요하면 약과 의학적 도움도 받으시라"며 "몸과 혼과 영을 잘 돌보시고 이 시간을 통해 오히려 더 성장하시고 주님이 가까이 계시다는 느낌 을 받으시고 우리의 삶이 주님 앞에 더 바르게 세워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정선 박사는 "외상은 너무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생생하게 말하다보면 2차적인 외상을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동체가 힘께 맞이한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생생하게 너무 말을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조심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화마당은 오는 17일에도 진행된다. 이날은 같은 주제로 홍인종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희망나무-장신상담-센터장), 이윤주 박사, 김정선 박사, 유영권 교수(연세대학교 교수), 심상권 박사(한국전문심리치료원 원장)가 강사로 나선다.

이날 행사는 안산시 기독교연합회 주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통회 세월호 참사극복지원대책 안산지역본부 주관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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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제일교회 #세월호 #외상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