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권 교수   ©오상아 기자

12일 안산제일교회(담임목사 고훈) 1층 가나홀에서 '세월호 참사 정신적 외상 극복을 위한 대화마당'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안산 지역 교회 교역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나타나는 유형별 증상과 자살예방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한 유영권 교수(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연세대학상담센터소장 역임,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는 자살을 촉진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죽음과 생명의 개인화'를 첫번째로 꼽았다.

그는 "(현대 사회는)한 생명이 그가 속한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책임성이 결여되어 있다"며 "나 혼자만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자살을 더욱 더 쉽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또 가족의 해체, 정서적 지지망의 해체 등의 공동체의 해체와 지나친 경쟁을 자살을 촉진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들었다.

유 박사는 '자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동료에 대한 친절과 존경심을 표현할 것, 동료의 고통과 감정에 경청할 것을 조언했다. 그러면서 주변사람들의 고민이나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

또 평상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 동료가 어려울 경우 허심탄회하게 다가와서 말할 수 있는 신뢰를 구축할 것과 비판하는 태도가 아닌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등을 제시했다.

'상담자의 자세'로는 먼저 "내담자가 자신이 도움을 청한 것이 옳았다고 느끼도록 하라"며 "예를 들면 '여기에 전화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을텐데 전화하길 참 잘했어요'라고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 전화 초기에는 내담자의 상황이 아닌 감정에 집중하라"며 "말로 표현한 것 이면에 있는 감정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표현하는 모든 감정을 심각하게 여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정서적 불안의 심각성을 평가할 때 우울, 고립, 철수, 절망감, 과도한 스트레스 혹은 자살을 암시하는 단어, 소유물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위 등의 자살 단서에 주목하라"며 "만약 자살 위험이 높으면 그 내담자에게 위기 개입을 하고 내담자의 부모나 보호자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이외 자신의 판단으로 내담자가 자살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경우 직접적으로 자살생각을 한적이 있는지 물어볼 것,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할 것,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과 만나겠다는 약속을 받을 것, 자살은 현재 내담자가 겪는 문제에 대한 일시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확신시킬 것, 내담자에게 잠시 동안 자살에 대한 결정을 미루도록 요청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 상담자 스스로 자신이 모든 내담자를 지켜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것과 '거기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내담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것, 달느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자문이나 도움을 구할 것 등을 조언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감정이 상담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라"며 "예를 들어 당신이 동성애에 대해 강한 감정을 갖고 있다면 동성애와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내담자와 통화할 때는 그러한 감정을 배제해야 함을 통화하는 동안 상기하라"고 했다.

상담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는 '뭐 그런 문제로 죽을 생각을 하니?' 등 내담자의 감정을 평가절하하지 말 것, 판단적인 태도로 응하거나 나무라거나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말 것, 자살에 대한 논쟁에서이기려고 하지 말 것, 내담자에게 설교하지 말 것 등을 들었다.

또 자살하려는 사람을 포기하지 말 것, 혼자서 자살하려는 내담자를 구하려고 하지 말 것, 훌륭한. 조용한. 말 잘 듣는 내담자는 자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 것, 자살 위험 사인들을 무시하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유 박사는 "사인을 무시하는 것은 그 내담자가 자신이 사랑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박사가 소개한 자살징후로는 '더 이상 못하겠어. 끝내버리고 싶어, 이제 모든 걸 끝낼거야' 등 자살에 대한 이야기, 약을 모으거나 유언장, 자살에 대한 낙서나 글을 쓰는 것, 갑자기 말이 없어짐, 수면과다나 부족, 식욕 감퇴/증가, 사물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림/위축감, 멀리 떠나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남에게 물건을 줌), 폭력적인 소설이나 영화에 집착, 술이나 약물 남용, 자살 시도 경력이 있음 등이다.

이외 그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는 거짓 확신을 주거나 만성적인 문제나 자살에 대한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라"며 "내담자의 문제가 오랜시간 동안 발전되어 온 것이라면 변화나 정서적, 심리적 고통을 해결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또한 "정서적 위기가 끝났다는 내담자의 진술에 안도하거나 오도되지 말아라"며 "청소년들은 종종 처음에 자살에 대해 이야기 하고 나면 안도감을 느끼지만 자살 생각을 또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 카드 등을 통해서나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음을 알려주라"며 "외부의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덧붙여 유영권 박사는 "만약 즉각적인 자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살하려는 사람을 혼자 남겨두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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