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라에서라도 함께 행복하게 살도록 영혼 결혼식을 올려줄 겁니다"

18일 오전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아들 김기웅(28)씨 빈소에서 어머니 김광숙(59)씨는 복받치는 설움을 억누르며 말했다.

오는 7월 대학 졸업을 앞둔 아들은 세월호에서 불꽃연출 아르바이트를 했다. 예비 신부인 정현선(28)씨는 세월호의 승무원이었다. 두 사람은 오는 9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

인천과 제주를 오가는 세월호 기내에서 기웅씨가 불꽃쇼를 연출할 때면 승무원 현선씨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해했다.

지난 14일 기웅씨는 제주도행 오하나마호에 승선했고 16일에도 세월호가 아닌 오후 출항하는 오하나마호에 승선하기로 돼 있었다.

오하나마호는 청해진해운이 세월호와 함께 운영하는 '인천-제주' 간 여객선으로 오하나마호는 월·수·금, 세월호는 화·목 인천에서 번갈아 출항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어머니는 세월호 침몰사고 소식을 듣는 순간 예비며느리를 떠올리며 억장이 무너졌다. 그나마 아들은 승선을 안 한 것으로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결혼을 불과 5달 남겨두고 먼저 간 예비신부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아들 생각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비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들 기웅씨는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이벤트를 마련하기 위해 일정을 바꿔 15일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되돌아와 그날 저녁 세월호에 승선했고 17일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예비신부 현선씨도 17일 같은 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시신이 발견돼 가족들과 장례 절차가 진행 중이며 예비신랑 기웅씨와 같은 길병원에 빈소가 차려질 것으로 전해졌다.

살갑던 예비 며느리에 이어 아들마저 시신으로 돌아왔다는 잇단 비보에 어머니는 망연자실했다.

어머니 김광숙씨는 "기웅이가 배에 오르기 전에 운동화를 사다 준다고 약속했는데... 기웅이와 현선이가 한꺼번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다른 날 태어났지만 같은 날 세상을 떠난 두 아이들이 다른 세상에서라도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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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