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한인장로회 김재동 총회장.
해외 700만 한인들을 섬기기 원하는 해외한인장로회 총회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돼, 부총회장이었던 김재동 목사(워싱턴 서울장로교회)가 총회장을 승계했다. 김재동 총회장은 지난 26일 호주노회를 돌아보기 위해 시드니를 방문했다. 한국의 예장 통합 총회에 이어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등 해외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재동 총회장을 만났다.

-매년 총회장이 호주를 방문한다. 그 의미는?

“소속 노회들을 돌아보는 것은 총회장 직무 중 하나다. 사실 네 개 권역의 해외 노회들을 다 순방하진 못한다. 나를 포함해 5명의 역대 총회장들이 매년 호주와 뉴질랜드 노회를 빠지지 않고 방문했는데, 다시 말해 호주노회가 우리 교단에 가입한 이래로 매년 방문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호주노회가 가지는 비중이 반영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앞으로도 호주노회는 매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교단은 아메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한 미주한인장로회였지만, 호주노회가 가입함으로써(이후 뉴질랜드와 유럽지역 가입) 해외한인장로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총회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그 기점이 된 곳이 호주노회라고 본다. 이젠 해외 700만 디아스포라를 섬기는 제단으로 자리매김해가는 것이다.”

-총회 산하 노회들이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데, 이를 극복할 방법은?

“지리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주 모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호주노회는 자체 예산을 가지고 미국에서 열리는 총회에 성실히 참석하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총회와의 관계를 긴밀히 하고 하나되어 가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총회장도 노회들을 순방한다. 이 또한 많은 시간과 예산을 필요로 하지만, 700만 해외 한인들을 섬기는 총회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도 총회 산하 한인교회는 모두 ‘이민교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 같은 공통점은 결속의 큰 요소가 된다. 이민신학을 정립·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총회 차원의 선교전략이 나올 수 있다. 개교회가 개척하는 것이 아닌, 총회 차원의 개척 전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해외 한인교회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동기가 된다.”

-해외한인장로회는 한국의 예장 통합에 뿌리는 둔 교단이 아닌가?

“처음에는 통합측 중심의 조직이었다. 상당기간 통합 출신이 절대 다수였다. 현재는 타 교단 출신이거나 미국에서 공부한 목회자들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통합측 색깔을 짓게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합총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매년 총회마다 교류를 하고 있다. 제96회 통합총회는 ‘그리스도인, 세상의 소금과 빛’이란 주제로 열렸는데, 자체적으로 개혁의 필요성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부총회장 선거와 관련해 소장파를 중심으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 통합교단이 점차 개혁될 것으로 생각한다.

일각에서 우리 교단과 관련해 ‘해외 통합측 선교사들을 흡수하는 것은 아닌지’, 오해하는 일이 있다. 우리는 통합교단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은 세계선교위원회 산하 선교위원회를 조직해 우리 교단 내에서 준노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유가 있다. 사실 선교 현장에서는 선교사가 어떤 교단이나 교회에서 파송되었는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현지의 사정을 잘 알고 그들에게 올바른 복음을 전하면 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전략적 선교는 더욱 중요해지는데, 현지의 사정은 그곳에서 가장 잘 알지 않겠는가. 여기서 우리 교단의 역할이 분명 있다.”

-올 회기 역점을 두는 사안이 있다면?

“표어를 ‘하나님 나라와 영광을 위하여’라고 정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의미한다. 교단의 세를 확장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조직된 노회들의 교회 수를 늘이는 일과 함께 미개척 지역으로 뻗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자의로 하지 않는다. 다른 교단과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연스럽게 길이 열리는 곳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는 것이다. 안으로는 내실을 다진다. 내실이 건강하지 못하면 결국 외부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는 일에 중점을 둔다.

또한 우리 총회에는 영어노회가 결성이 돼 있다. 권역별 조직이거나 큰 규모는 아니지만, 영어노회로 하여금 차세대를 책임질 수 있도록 시동을 건 것이다. 10월 4~6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영어노회 컨퍼런스가 있다. 영어노회가 주도해서 교단 소속 아동부 중고등부의 교재를 개발하려고 한다. 자체 교사 컨퍼런스도 가진다. 특히 이번에는 영어노회장을 총회 부회록서기로 발탁을 했다. 그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차세대 사역에 더욱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전 세계 한인디아스포라를 섬기는 일이란?

“해외 한인교회가 섬기는 일을 확장해가는 자체가 교단이 지향하는 바에 합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해외 한인 가운데 불신자들을 복음화하는 것이 확장이다. 또한 여러 교단과 협력하면서 네트워킹하는 중이다. 그 중 하나는 NCCCUSA로서, 미국 내 36개 교단이 속해있는 곳이다. 우리 교단은 유일한 동양계 교단으로 속해있다. 또한 PCUSA(미국장로교)와의 자매관계다. 다만 그들의 신앙노선(최근 동성애자 안수 허용 문제 등)을 무작정 받아들이고 따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이 밖에도 CCT(기독교교회연대) 창립 맴버로, KCCJ(재일대한기독교회)와 자매관계로 있다. 보수 성향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WCC 총회는 한국의 주류교단이 추진하는 일로서, 교회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기에 협력을 한다. 그러나 회원은 아니며 별도의 지지성명을 내는 일은 없다.”

-이민목회자들이 한국의 대형교회로 청빙받아 가는 일이 여럿 있었다. 해외 한인교회들이 이제는 본국에 영향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영향력의 역수출이다. 왜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들이 이민목회자들을 선호하는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글로벌화 되는 추세에서 해외 목회 경험자들이 넓은 시야를 가졌다는 점과 함께 이민 목회자들이 상대적으로 섬기는 목회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목회자로서 인정받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이들을 통해 이민교회와 한국교회 간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본다면, 해외에도 귀한 인재들은 많이 필요하다. 그 인재들이 모두 한국으로 가버릴 경우 이민교회들에 있어 큰 아쉬운 면이다. 넓게 본다면 모두 하나님의 일이지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호주 한인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과거 이민자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해외로 나왔다. 이제는 한국의 경제가 좋아져서 상대적 빈곤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민자들도 줄어들고 있고 역이민을 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이민교회들도 1세대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고, 차세대 신앙 계승 문제가 남아있다. 2세들의 조용한 탈출을 모두 우려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로 하여금 이민자들은 심리적으로 우울해 하는 것 같다.

이때 우리는 왜 이곳에 있는지 그 정체성을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 왜 이민자들을 이곳에 심으셨겠나?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이민자들의 사명이 분명 있다는 사실이다. 남북한 인구를 합해 10명 중 1명이 해외에 살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저마다 여러 가지 이민의 동기가 있고, 역사적 산물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 민족을 180여 나라에 흩으신 하나님의 뜻이 있다. 우리 민족을 하나님은 사용하기 원하신다. 그 중에서도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하신다. 이 같은 정체성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상대적 박탈감이나 우울한 마음,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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