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손 김한솔(16)의 흔적은 인터넷공간 곳곳에서 확인된다.

   그는 능숙한 영어실력을 토대로 10대 초반인 2000년대 중후반부터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네티즌과 대화를 나눴다.

   김한솔이 인터넷 공간에 올린 글과 사진들은 페이스북뿐 아니라 트위터, 유튜브, 각종 블로그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김한솔은 13살 때인 2007년 12월 유튜브에 올라온 `Anthem North Korea'(북한국가·國歌)에 단 댓글을 통해 북한정권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을 일일이 반박하며 "북한주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 카툰(cartoon.한 컷짜리 만화) 제작 사이트에는 환경보호를 주제로 자신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화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을 다루는 실력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마카오에서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친구들의 학습을 돕는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는가 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게임을 즐긴 흔적도 남아있다.

   그는 특히 예술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그리는 방법을 공유하는 사이트에 자주 나타나 `내 3살짜리 조카도 저것보단 잘 그리겠다' `우와! 어떻게 그리는 방법을 제발 포스팅해달라'는 등의 글을 남겼다.

   지난 3월에는 유튜브에 올라 있는 `천재 기타소년'으로 유명한 정성하 군의 영상에 `누가 뭘 잘한다고 해서 보면 아시아인'이라는 댓글을 남겨 남다른 재주를 가진 또래 청소년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또 실시간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스트림'(www.ustream.tv)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올려놓기도 했다.

   최근 보스니아 남부 모스타르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월드칼리지 모스타르 분교(UWCiM)로 진학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사진 등을 공유해오다 국내 언론에 신분이 드러나자 외부인 접속을 차단했다.

   인터넷 활동을 통해 드러난 김한솔은 나이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나 김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인 인물로 보인다.

   김정은, 김정철 모두 유럽에서 공부했지만 외부에 공개된 그들의 흔적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다.

   김한솔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주의를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인터넷에 남겨놓은 글귀 중에는 `인민공화국 만세' `인민공화국 영원하라' 등의 표현도 자주 보이고 있고 자신의 영웅으로 `레닌' `스탈린'` 체게바라'와 함께 `김일성' `김정일' `피델 카스트로'를 꼽는 등 이념적인 면에서 이중성을 보였다.

   동국대 김용현 북한학과 교수는 3일 "해외생활에서 배운 것과 `혁명혈통'으로서의 책임감이 교차하는 모습"이라며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스스로 어느 한 쪽에 두지 않고 안팎을 살피며 균형을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려대 유호열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는데 김한솔은 가감없이 드러냈다"며 "북한의 최고지도층이 자유롭게 정보를 접한 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던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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